검찰 특수부, 대검 압수수색이어 前총장도 일반인 취급

  • 입력 1999년 7월 27일 18시 56분


대검을 압수수색하고 전직 검찰총장과 대검공안부장을 일반인과 같이 취급하며 ‘다소 저돌적인 수사’를 펼치고 있는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행보(行步)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정치권이나 법조계에서는 위기에 처한 검찰의 ‘제자리 찾기’라는 반응과 함께 특별검사제 도입을 모면하기 위한 ‘대국민 쇼’라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검찰 내에 특별수사본부가 구성된 것은 지금까지 ‘5공비리 특별수사본부’와 ‘12·12 및 5·18사건 특별수사본부’에 이어 세번째.

그러나 현재의 특별수사본부는 법무부장관이나 검찰총장 등 수뇌부에전혀보고하지도지휘받지도 않는 ‘별동조직’이라는 점에서 종전의 그것과 차이가 있다.

법무부 공보관이 “장관이 수사진행 상황을 궁금해 하는 것 같은데 어디 물어볼 데가 있어야지…”라며 취재기자들을 상대로 ‘취재’에 나설 정도.

이때문에서울지검특수1부장인 이훈규(李勳圭)본부장은 “검찰총장이 얼마나 외롭고 어려운 자리인지를 새삼스레 알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는 특별수사본부가 ‘검찰 내의 특별검사’라는 검찰 안팎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수사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나름대로 부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

그러나정치권과법조계일각에서는 “대검을 압수수색하고 전직 대검공안부장을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단죄하는 양 하는 것은 특검제 도입을 막아보려는 검찰 상하의 이해가 맞아 떨어져 벌이는 위기모면책일 뿐”이라는 시각도 있다.

〈최영훈기자〉c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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