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당직人選]총리실 자민련등 반응

  • 입력 1999년 7월 12일 18시 34분


12일 국민회의의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 체제가 출범하자 정치권에선 이대행과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 및 자민련과의 관계를 포함한 향후 정국 전망과 인선 뒷얘기가 무성하게 흘러나왔다.

▼총리실▼

○…김총리는 이날 이만섭대행이 자신과 불편한 관계라는 얘기가 계속 나돌자 “그렇게 나쁘지도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JP는 이날 오전 청와대로부터 국민회의 당직개편 내용을 전해 듣고 측근들에게 이같이 말한 뒤 “(이대행은) 약간 고집도 있지”라며 이대행에 대한 간단한 인물평도 했다는 후문.

JP의 이같은 반응은 김영배(金令培)전대행의 경질사태로 악화된 공동여당내 관계를 점진적으로 개선, 여―여(與―與)공조를 다지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게 총리실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동교동계 핵심인 한화갑(韓和甲)사무총장과 김옥두(金玉斗)총재비서실장 등의 전진배치도 흐트러진 당을 조속히 추스르려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뜻이 반영된 인사인 것 같다”고 언급.

▼자민련▼

○…자민련은 국민회의 당직 인선에 대해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였으나 이번 개편이 향후 양당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판단을 유보하는 등 신중한 반응.

일본에 체류 중인 박태준(朴泰俊)총재는 이날 비서진을 통해 이대행에게 난을 보내 축하. 조영장(趙榮藏)총재비서실장은 “이대행이 풍부한 여당 대표 경력을 바탕으로 복잡한 정치상황을 잘 풀어나갈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는 “양당이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공동정부의 책임을 다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간단히 소감을 피력. 그는 “이대행이 내각제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그런 얘기는 처음 듣는다”며 답변을 회피.

이태섭(李台燮)부총재 등 대다수 당직자들도 “이대행이 김총리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얘기가 있으나 이는 옛 얘기일 뿐이고 오히려 이대행 체제 출범이 양당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

▼인선보안▼

○…이번 국민회의 당직 인선은 11일밤까지 보도진의 안테나에 전혀 잡히지 않을 정도로 철벽 보안 속에 진행. 김대통령은 12일 오전 청남대에서 귀경하기 직전 이대행에게 임명사실을 통보한 뒤 김중권(金重權)청와대비서실장에게 연락해 당 지도위원회와의 협의 등 임명절차를 밟도록 지시했다는 것. 김실장은 즉각 김총리에게 전화로 인선결과를 고지. 이같은 일련의 절차를 오전8시까지 완료한 뒤, 김대통령은 오전9시 이대행과 청와대에서 만나 당3역 등 후속인선을 협의. 그러나 대부분의 청와대 참모들은 이때까지도 인선 내용을 몰라 서로 탐문하는 등 부산한 모습.

▼인선 뒷얘기▼

○…총재권한대행은 비호남출신으로 후계구도와 무관하며 당내 계파로부터 중립적인 인물을 선정한다는 대전제 하에 처음부터 대구출신인 이대행과 강원도 삼척출신인 장을병(張乙炳)부총재로 압축돼 있었다는 후문.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11일밤까지도 두사람 중 원내인 장부총재쪽으로 상당히 기울었으나 일부 언론에 ‘장을병대행 내정’이 보도되는 바람에 12일 아침 막판 진통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그같은 언론 보도가 원외인 이대행의 기용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

…장부총재가 11일 밤 귀가했으면서도 “오늘밤 들어오지 않는다”고 연막을 피운 것도 이같은 청와대 핵심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 장부총재는 이날 오전 등산을 간다며 집을 나섰고 여의도 자택을 지키고 있던 딸 부부는 “대행 임명 통보는 내일 새벽에나 온다고 하더라”고 말하는 등 뭔가 알고 있는 듯한 언급을 해 눈길.

〈윤승모·송인수·정연욱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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