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PK 달래고…TK 다독다독 『두마리 토끼사냥』

  • 입력 1999년 6월 29일 18시 43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29일 ‘두마리 토끼’를 잡느라 하루종일 바빴다.

○…이총재는 이날 오후 부산문화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부산시지부 후원회에 참석해 부산 경남지역(PK) 민심에 지지를 호소한 뒤 곧바로 대구로 이동, 강신성일(姜申星一)대구동갑지구당위원장 후원회를 찾아가 대구 경북지역(TK) 민심을 다독거렸다.

특히 이총재의 부산 대구 방문은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2중대’ 발언과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 비난으로 한나라당과 상도동, PK와 TK 사이에 긴장 기류가 형성된 가운데 이루어져 더욱 관심을 끌었다.

이총재는 부산 후원회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YS와 나의 관계가 그렇게 악화된 것은 아니다. 지난번 상호간에 약간의 오해가 있었으나 입장에 커다란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YS의 ‘신당 창당설’ ‘내년 총선 공천권 행사설’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총재는 “신당 창당은 본인이 ‘그럴 뜻이 없다’고 말했으니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또 “‘2중대’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3중대’보다는 나은 것 아니냐”고 농담으로 넘기는 여유를 보였다.

○…이총재는 이어 기차편으로 대구로 이동해 동대구관광호텔에서 열린 강위원장 후원회에 참석했다. 그는 후원회에 이어 가진 대구지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박정희전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최빈국’ 소리를 들을 때 산업을 일으켜 근대화를 이룬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 간담회에는 당직사퇴 파문을 일으켰던 박근혜(朴槿惠)부총재도 참석했다.

그러나 이날 이총재의 ‘두마리 토끼 잡기’는 힘겨워 보였다. 부산 간담회장에 배석했던 박종웅(朴鍾雄)의원은 간담회 직후 “상호간에 무슨 오해가 있다는 말이냐. 오해가 있다면 이총재 쪽에 있는 것이지, 김전대통령은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박의원은 “우리 당이 용두사미로 끝난 게 한두가지냐. 당의 정체성 등 본질적인 문제점을 말 한두마디로 넘기려 해선 안된다”고 이총재를 공박했다.

〈부산·대구〓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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