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정씨 「호남民亂발언」파장]與 『엉뚱한 발언』

  • 입력 1999년 6월 20일 20시 13분


김태정(金泰政)전법무부장관이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는 얘기들이 또 다른 정치쟁점으로 떠올라 정국이 갈수록 어수선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김전장관의 발언을 문제삼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인선능력을 문제삼고 나섰고 여측은 김전장관이‘엉뚱한 발언으로 긁어부스럼을 만들었다’며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한나라당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19일 주요당직자회의 브리핑을 통해 ‘호남에서 민란(民亂)일어날까봐 DJ비자금 수사를 유보했다’는 내용 등과 관련해 “인터뷰 내용만 보더라도 김태정씨는 역시 고위공직을 맡아서는 안될 사람임이 증명됐다”고 주장.

안대변인은 “김태정씨를 ‘바른 양심을 가진 법조인’이라고 평가하는 김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임명될 수 없는 일”이라고 부연. 그는 또 “김태정씨는 당시 신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금융실명제를 위반했다’며 역수사를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던 인물”이라면서 “권력추구에만 혈안이 된 사람이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까지 했다는 것은 국가적 수치”라고 주장.

…청와대와 국민회의는 김전장관의 발언에 대해 겉으로 드러내놓고 말은 하지 않았지만 못마땅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특히 여권 관계자들은 김전장관의 호남지역 민란 운운 등의 발언이 지난 대선 때 김대통령을 봐준 것으로 비쳐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

두말할 필요도 없이 김대통령이 검찰의 항명파동과 ‘고급옷 로비 의혹’에도 김전장관을 검찰총장에 유임시키고 법무부장관에 발탁한 것이 ‘DJ비자금’ 수사 유보에 대한 ‘은혜갚기’라는 오해를 살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한편 김전장관은 자신의 인터뷰 내용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도 해명 등을 하지 않은 채 침묵을 지키고 있다.

〈김차수·양기대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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