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상황인식 너무 대결적』여권 일각서 비판론

  • 입력 1999년 6월 6일 19시 46분


‘고급옷 로비 의혹 사건’ 등에 대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상황인식이 지나치게 ‘대결적’이어서 시국수습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 여권 일각에서 제기돼 관심을 끈다.

최근 김대통령을 면담한 여권 인사들에 따르면 김대통령은 김태정(金泰政)법무부장관 퇴진론에 대해 “언론에 밀려 인사를 하면 장관들이 언론 눈치를 먼저 보지 나에게 충성하겠느냐”며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는 것.

김대통령은 공개적으로도 ‘반개혁세력’,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라고 야당과 언론을 공격하는 등 최근들어 ‘전투적’ 용어를 부쩍 자주 사용하는 게 사실. 이에 대해 한 여권인사는 6일 “국정최고책임자로서 대통령이 언론과 국민에 대해 이같은 적대적 표현을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아니냐”고 지적했다.

한 동교동계 인사는 “반대자를 상대해 전투하는 식으로 정치를 하다보면 큰 국면을 못보게 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다른 동교동계 의원은 “김대통령은 원래 상인적 현실주의와 선비적 이상주의의 병행추진을 강조하는 균형감각의 소유자였는데 최근에는 그런 균형감이 다소 무뎌진 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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