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비주류, 反이회창 깃발 내린다

  • 입력 1999년 5월 14일 19시 31분


최근 ‘내각제 조기공론화’를 기치로 결집양상을 보였던 한나라당내 비주류가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서울 송파갑 재선거 출마를 계기로 다시 흩어지고 있다. 지난해 ‘7·21’재 보선 때만 해도 비주류는 ‘이회창 흔들기’차원에서 이총재에 대해 서울 종로 보궐선거 출마 압력을 넣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총재가 출마선언을 한 뒤 소속의원들이 이총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서로 돕겠다는 뜻을 줄줄이 밝히는 등 내년 4월의 총선을 앞두고 ‘줄서기’현상마저 나타나 비주류의 입지가 더욱 좁아진 게 사실이다.

최근 행보에서 가장 큰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인사는 이기택(李基澤)전부총재. 그는 야당총재 예우차원의 여당후보 사퇴론을 제기한 데 이어 각종 집회에서 당의 대동단결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총재와 결별선언을 했던 김윤환(金潤煥)전부총재도 “정치관계법 협상을 일사불란하게 이끌기 위해서라도 이총재가 당선돼야 한다”며 향후 이총재의 ‘새 정치’에 기대를 표시해 눈길을 끌었다.

재선거가 실시되는 2개 지역 지구당대회에서 축사를 한 이한동(李漢東)고문은 이총재의 독주를 견제하면서도 “당력 결집을 위해 당의 민주적 운영을 이총재가 받아들일 경우 협조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내각제 화두’로 시선을 끌었던 서청원(徐淸源) 전사무총장은 12일 미주 후원회행사 참석을 위해 출국했지만 귀국후 이총재와 골프회동을 하기로 하는 등 지금까지의 소원한 관계에서 벗어날 움직임이다.

〈이원재기자〉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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