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영남나들이]YS맨들이 움직인다

  • 입력 1999년 4월 4일 19시 48분


김영삼(金泳三·YS)전대통령의 최근 행보와 관련한 부산 경남(PK)지역 민심은 갈피를 잡기 힘들 만큼 복잡하다.

YS가 현 정부에 대해 비판적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는데 대해서는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PK지역 출신 의원들의 얘기다. 그러나 여권이 YS를 경제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하고 또다시 김현철(金賢哲)씨의 민방허가 비리 연루설이 흘러나오고 있는데 대해서는 동정여론도 만만치 않다는 것.

즉 환란(換亂) 등 YS의 재임시절 잘못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면서도 현 정권이 YS를 압박하는데 대해서는 심정적으로 마땅찮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는 얘기다.

따라서 YS가 내년 총선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힘들다는 게 PK지역 의원들의 분석이다. 상당수 PK지역 의원들이 YS와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YS의 핵심 측근인 박종웅(朴鍾雄)의원은 “김전대통령의 부산 방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우호적인 분위기도 아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김전대통령이 직접 정치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PK지역에서 김전대통령과 등을 지면 총선 때 손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경남출신 한 의원은 “김전대통령이 이제와서 뭘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 찻잔속의 태풍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한다. 다른 의원들도 “믿을 건 지역구뿐”이라고 말한다.김광일(金光一)전대통령비서실장과 문정수(文正秀)전부산시장이 총선 출마채비를 갖추는 등 YS 측근인사들의 활발한 움직임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특히 김전대통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국민회의에 합류한 서석재(徐錫宰) 김운환의원과 자민련 김동주(金東周)의원의 지역구에 강력한 후보를 내세우기 위해 후보 물색작업에 이미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YS는 6일부터 3박4일간의 거제 통영 부산 대구 방문을 통해 민심동향을 파악한 뒤 향후 정치행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PK지역 의원들 역시 여론의 추이를 살펴가며 YS와의 관계를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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