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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3월 16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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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담을 앞두고 김대통령과 이총재가 의제없이 자유롭게 관심사를 논의키로 한 점을 들어 불신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작지 않다.
김정길(金正吉)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도 16일 “이번 회담이 정치복원과 여야신뢰관계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권교체 후 두 사람간 불신의 벽이 높았고 이로 인해 정국은 지속적으로 경색국면을 벗어나지 못해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김대통령은 이총재가 지난 대선 때 ‘DJ비자금’을 폭로한데다 ‘세풍’과 ‘총풍’사건에 연루됐다고 보는 시각 때문에 공 사석에서 종종 불신감을 표시해왔다. 또 지난 1년간 국정운영과정에서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지난해 11월 총재회담 합의사항도 지키지 않았다는 점도 김대통령이 줄곧 지적해왔던 사항.
이총재도 김대통령이 끊임없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무너뜨리려 한다는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데다 지난 총재회담 직후 동생 회성(會晟)씨가 구속되자 사생결단식 대치국면을 이끌어왔다.
이런 탓으로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은 “앞으로 자주 만나면 몰라도 한 두번 만나 쉽게 관계개선이 되겠느냐”고 반문한다. 이총재측도 이번 회담 후 여권이 세풍에 연루된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강행하고 이석희(李碩熙)전국세청차장을 송환, 수사를 본격화하면 지난번 총재회담의 재판이 될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김대통령이 이총재를 국정의 동반자로 인정하고 야당파괴를 하지 않는다고 약속한 뒤 이를 지킨다는 확신을 보여줘야 한다는 게 한나라당의 요구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이런 분위기가 조성돼야만 이총재가 경제 및 실업문제 남북외교 등에 대한 초당적 협력과 조속한 정치개혁입법추진에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