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총재회담/성사까지]한때 무산위기…극비채널 가동

  • 입력 1999년 3월 15일 18시 55분


15일 여야의 ‘총재회담 17일 개최 합의’ 발표는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국민회의 정균환(鄭均桓), 한나라당 신경식(辛卿植)사무총장은 “이번 회담은 특별한 의제를 정하고 사전 조율해서 만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그렇게 조건 없이 만날 수 있었다면 왜 10여차례 이상의 사전 접촉을 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한나라당은 지난주 중반까지만 해도 “이번 회담은 밥이나 먹고 사진이나 찍는 모임이 돼서는 안된다”(9일 이회창·李會昌총재)고 조건을 달았고 국민회의에서도 “서두를 필요 없다”며 느긋한 자세를 보였기 때문.

이같은 여야의 태도가 급반전된 것은 지난 주말이었다는 것. 12일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의 ‘DJ암’ 발언 등에 따른 총재회담 무산 위기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자 여야는 회담 개최에 가속페달을 밟았다. 이 과정에서 양당 사무총장 외에 별도의 채널이 가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총장선 말고 별도의 채널이 있었다. 이번 회담은 3시간을 넘어가는 내실있는 회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여야 일각에서는 김정길(金正吉)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이회창총재의 최측근 사이에 직통 ‘핫라인’이 가동됐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런 과정 때문인지 자민련 이완구(李完九)대변인은 여야총재회담에 자민련이 배제된 데 대해 “한나라당이 자민련을 기피하는 이면에는 정치적 뒷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고 흥분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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