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정태수씨 서면답변서 알려진 것만 시인

입력 1999-02-09 19:33수정 2009-09-24 11:44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정태수(鄭泰守)전한보그룹총회장이 9일 국회 IMF환란조사특위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는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킬만한 특별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위 위원들이 정전총회장에게 보낸 서면질의서의 핵심 요지는 한보철강 설립 과정에서의 정치권 로비 진상.

이중에서도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에게 제공한 92년 대통령선거자금의 정확한 규모와 구여권 실세에 대한 정치자금 살포 내용을 밝히라는데 질의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전총회장은 이에 대해 과거 검찰 수사 결과와 4일 경제청문회 증언 내용을 넘지않는 수준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김전대통령에 대한 대선자금에 대해선 다시 한번 1백50억원 정도 제공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타 정치권 인사에 대한 금품 제공 여부에 대해서도 ‘떡값’ 수준에서만 인정했다는 전언이다.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의 비자금에 대해서도 정전총회장은 6백억원 상당을 위탁 관리했다는 기존 수사 결과를 인용하는 선에서 답변을 마쳤다.

반면 구체적인 관리 방법이나 사용처 등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정전총회장의 고문변호사인 정태류(鄭泰柳)변호사는 이날 오후 기사편으로 답변서를 국회에 보낸뒤 기자들과 만나 “답변 내용이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변호사는 “정전총회장이 감옥에 있어 자료가 거의 없고 기억이 희미해 무엇이라고 답변할 게 없었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에 대해선 입을 닫았다.

이처럼 정전총회장이 추가 답변을 회피한 것은 굳이 다른 내용을 폭로해봐야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미 김전대통령에 대한 1백50억원의 대선자금 제공 사실만으로도 자신이 할 역할은 다 했다는 식이다.

여권에서도 정전총회장에게 추가 사실 폭로를 주문하지 않은 눈치다.

특위의 한 관계자는 “서면답변 과정에서 정전총회장과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우리로서도 더이상 많은 것을 정전총회장에게 요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보철강을 둘러싼 세간의 의혹은 밝혀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위 위원들은 한보철강의 사업비가 당초 1조1천2백억원에서 최종 단계에 5조7천억원으로 크게 늘어난 과정에 정치권의 비호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적정 사업비 보다 많게 투자된 것으로 장부상 계상된 약 1조7천억원이 다른 곳으로 사용됐고 이중 상당 부분이 구여권 실세들에 대한 정치자금으로 제공됐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