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청문회]특위, 상도동방문 취소 성토 일색

  • 입력 1999년 2월 8일 19시 24분


국회IMF환란조사특위는 8일 청문회를 속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증언을 들으려 했으나 김대통령은 이를 무시한 채 서울 근교에서 등산을 했다.

○…김전대통령은 이날 오전9시경 상도동 자택을 나서 등산한 뒤 오후 늦게 귀가.

김전대통령의 측근은 “김전대통령은 특위위원들이 상도동을 방문해 출석을 촉구하려 한다는 뉴스를 봤으나 전혀 개의치 않고 매주 월요일 하던 대로 등산했다”고 언급.

민주계인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도 “경제청문회가 정치보복을 위한 공작식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대해 김전대통령이 아주 격앙돼 있다”면서 “특위에서 고발을 하든 무슨 조치를 취하더라도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김전대통령의 태도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고 강조.

○…특위는 이날 오전10시 전체회의를 열었으나 김전대통령이 나오지 않자 1시간여 동안 성토발언을 하다 정회. 그러나 오후 회의에서 김전대통령이 산행을 떠났다는 사실이 최종 확인된 뒤 장재식(張在植)위원장은 상도동 방문계획을 취소하고 “심히 유감스럽다. 더 이상 증인신문이 불가능하다”며 5분만에 산회를 선포.

오전 회의에서 특위위원들은 일제히 김전대통령의 불출석을 비난하며 조속한 증언을 촉구.

국민회의 이윤수(李允洙)의원은 “김전대통령이 청문회를 외면하고 등산을 갔다는 소식을 듣고 분노를 느낀다”며 “환란주범인 김전대통령은 차라리 광화문 네거리에 나와 멍석을 깔고 국민에게 석고대죄하라”고 질타.

이와 함께 국민회의 김원길(金元吉) 장성원(張誠源) 김민석(金民錫), 자민련 어준선(魚浚善)의원 등은 △산업자금을 매개로 한 정경유착 △기아자동차를 부도내지 말도록 지시한 배경 △종금사 난립을 둘러싼 정치자금 뒷거래 △IMF행 인지과정 등에 대한 김전대통령의 답변을 촉구.

반면 자민련 김칠환(金七煥)의원은 “환란 핵심증인들이 출석을 거부하고 임창열(林昌烈)전경제부총리가 진실을 은폐하는데도 대질신문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특위위원직을 사퇴.

○…이날 청문회 출석 대신 등산을 강행한 김전대통령의 태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대두.경남대 심지연(沈之淵·정치학)교수는 “김전대통령이 청문회에 출석할 수 없다면 특위위원들을 만나 불출석 이유를 직접 밝히는 게 전직대통령으로서의 떳떳한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강조.

〈김차수·이원재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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