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金대통령에 「내각제 독촉장」…2與 갈등국면

입력 1999-02-02 19:36수정 2009-09-24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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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련이 2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취임 1주년인 25일까지 ‘99년내 내각제개헌’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키로 해 공동정권 두진영 사이의 내각제 갈등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자민련은 이날 박태준(朴泰俊)총재 주재로 총재단회의를 열어 당내 내각제추진위(위원장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가 마련한 내각제 헌법 요강을 추인한 뒤 곧바로 개헌 추진 일정 논의에 들어갔다.

김수석부총재는 이자리에서 99년말까지 개헌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절차를 상세히 설명하면서 이런 일정을 진행하려면 늦어도 25일까지 김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부총재는 이같은 방침을 1일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와 박총재에게 보고해 승낙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총리에게는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직접 찾아가 승낙을 얻었다고 말했다.

자민련의 이같은 시한 설정은 청와대와의 내각제 힘겨루기에 임하는 일종의 배수진(背水陣)으로 풀이된다. 특히 청와대와의 내각제 공방이 수면 아래로 들어가면서 연내 내각제 개헌 불가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어 이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시각도 많다.

김수석부총재는 회의후 “당차원에서 할 준비는 다했는데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면서 이같은 분위기를 시사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김부총재가 지난달 31일과 1일 잇따라 김총리를 만나 더이상 미적거리면 개헌 불가 여론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고 강경 수단을 강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분위기로는 김대통령이 연내 개헌 약속 이행 입장을 밝힐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위기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데다 재벌 구조조정 등을 위해선 개헌 논의 자제가 바람직하다는 것이 김대통령의 일관된 소신이기 때문.

자민련 내부의 의견 통일도 제대로 안된 상태다. 당 관계자들은 김대통령에 대한 입장 표명 시한 통보를 박총재가 하기로 했다고 말하고 있으나 박총재의 한 측근은 “총재가 굳이 그런 거북한 역할을 맡을 필요가 있느냐”며 한발 뺐다.

김대통령이 연내 개헌 불가 입장을 고수할 경우의 대응책도 아직 마련되어 있지않은 상태. 한 회의 참석자는 “오늘 회의 결과를 일절 발표하지않기로 한 것으로 보아 당의 일전불사 의지가 그리 강한 것 같지않다”면서 “인도 중동순방을 위해 2일 출국한 김총리가 귀국(12일)한 뒤에나 가시적인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김총리가 해외순방중 어떤 구상을 할지 주목된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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