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청문회]환란 3인방 엇갈린 주장

입력 1999-01-28 08:17수정 2009-09-24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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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식(姜慶植)전경제부총리 김인호(金仁浩)전청와대경제수석 이경식(李經植)전한국은행총재는 27일 국회 경제청문회에서 환란의 원인과 책임에 대해 서로 상반된 진술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외환위기 관련 증인과 참고인들에 대한 1차 신문과 증언 마지막 날인 이날 이들은 부분적으로는 서로 감싸고 돌면서도 결정적인 대목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미루는 답변태도를 보였다.

▽환란원인〓강전부총리는 27일 국민회의 장성원(張誠源)의원의 신문에 대한 답변에서 “환란은 기업의 차입경영, 고비용 저효율, 부실채권 증가에 따른 대외경쟁력 저하에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민단체 언론 정치권의 반대로 기아사태를 신속히 처리하지 못한 것도 환란의 원인이 됐다”고 외부에 화살을 돌렸다.

반면 이전부총재는 이날 “단기차입 증가에 따른 단기외채구조 심화로 유동성이 악화됐다”며 “금융기관에 대한 건전성 감독의 부실이 중요한 원인”이라고 말해 구 재정경제원의 책임을 부각시켰다.

김전수석은 “경제구조 자체가 93년 이후 취약성을 드러내 기업 금융 등 민간부문의 부실이 심화됐다”며 환란의 구조적 원인론을 폈다.

▽외환관리 책임〓강전부총리는 이날 국민회의 정세균(丁世均)의원 질의에 대해 “외환시장 모니터링과 외환운용의 책임 및 권한은 법률상 한은에 있다”고 떠넘겼다.

그러나 이전총재는 자민련 어준선(魚浚善)의원의 신문에 “한은에는 금융기관의 건전성 감독권한이 없으며 외환위기 감지와 외환관련 은행 건전성 감독은 재경원이 하게 돼있다”고 답했다.

▽환율정책〓원화의 평가절하 압력이 계속됐음에도 고평가된 원화가치를 유지해 경상수지 적자 확대로 인한 외환사정 악화를 초래했다는 질의에 대해 강전부총리는 “고평가됐던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전총재는 25일 증언에서 “당시 환율은 생각해볼 점이 많았으며 재경원과 긴밀한 협의를 했다”고 말했다.

반면 윤증현(尹增鉉)전 재경원 금융정책실장은 25일 “97년초부터 청와대경제수석실에 환율 현실화를 강력히 건의했으나 경제수석실에서는 말도 못꺼내게 했다”고 말했다.

▽IMF행 논의 시점〓이전총재는 이날 증언에서 97년 11월9일 관계기관대책회의에서 자신과 윤진식(尹鎭植)전청와대비서관이 IMF행의 필요성을 강력하고 분명하게 주장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김전수석은 처음에는 “그런 사실이 논의조차 안됐다”고 강변했다. 강전부총리는 이날 오후 “그런 일이 있었던 것같다”고 증언했으며 이같은 사실을 정세균의원이 환기시키자 김전수석은 “누군가 얘기를 했는지도 모르겠다”고 재빨리 말을 바꿨다.

그는 또 “윤전비서관은 11월 9일이전까지 IMF행에 대해 전혀 언급조차 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윤전비서관은 25일 증언에서 “97년 10월 28일이후 김수석에게 여러차례 전달한 상황보고서에 IMF행 필요성이 들어 있다”고 증언했다.

〈반병희기자〉bbhe4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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