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수도권의원들-비주류, 黨운영 불만

  • 입력 1999년 1월 27일 19시 40분


한나라당이 영남지역 장외집회 등을 놓고 당내 불협화음에 시달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31일 포항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기로 했으나 대구 경북출신 의원들은 집회장소를 구미로 옮길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윤환(金潤煥) 강재섭(姜在涉)의원 등 대구 경북출신 의원 15명은 27일 민심동향 파악을 위해 구미공단을 방문한 뒤 빅딜 등으로 격앙된 구미지역 정서를 볼 때 이곳에서 집회를 먼저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구미가 지역구인 김의원은 구미집회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수도권출신 의원들은 잇딴 영남 장외집회로 ‘영남당’ 전락을 자초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서울출신 한 중진의원은 “한나라당이 영남에 치중하다보면 수도권에서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당운영 독주에 대한 비주류와 중진의원들의 불만도 증폭되고 있다. 주요당무를 당무회의에서 결정토록 돼있으나 지난해 11월 전국위원회에서 부총재단을 구성한 이후 당무위원을 선임조차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비주류의 한 의원은 “야당은 항상 비상시기인데도 이총재가 비상상황이라는 이유로 당무회의를 구성하지 않고 마음에 맞는 사람들만 모아 당무를 운영하는 것은 사당화(私黨化)하려는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당무위원이 선임되지 않는 바람에 비주류는 당무에 참여할 수 있는 공식채널을 차단당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이총재가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초보야당식의 강경투쟁 일변도로 나가다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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