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표정]강경식씨 『불끄려댜 방화범 몰린 셈』

  • 입력 1999년 1월 27일 19시 07분


국회 IMF환란조사특위는 27일 강경식(姜慶植)전경제부총리 김인호(金仁浩)전청와대경제수석 이경식(李經植)전한국은행총재 등 이른바 ‘환란 3인방’을 출석시킨 가운데 외환위기 원인에 대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국민회의 김영환(金榮煥)의원은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에게 최초로 IMF행을 건의한 것은 공식라인이 아닌 홍재형(洪在馨)전경제부총리 등 비공식라인이라며 “나라가 전쟁에 빠졌는데도 정규군 대신 예비군이 나서서 싸운 형국”이라고 촌평.

그는 환란 당시 금융관계법 입법을 둘러싼 정부내 갈등을 상기시키면서 “한은과 재정경제원 등 정규군은 ‘밥그릇싸움’에만 몰두하고 환란은 안중에도 없었다”고 공격.

자민련 정우택(鄭宇澤)의원은 “국민의 정부가 출범하지 않았다면 환란은 국가 부도로 갔을 것”이라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소매를 걷어붙이고 일하는 모습을 보며 국민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느냐”고 질책.

○…강전부총리는 “환란 당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면서 의원들의 질의에 강경 대응.

그는 “지금 하고 있는 구조개혁을 당시에 서두르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했으나 그때 상황이 여의치 못했다”면서 “그때 힘을 모아 주었더라면 얼마나 좋았겠느냐”고 반문.

또 “내가 부총리가 됐을 때는 이미 한국 경제가 상당히 어려웠다”며 “나는 불난 집에 불끄러 들어갔다가 방화범으로 몰린 셈”이라고 강변.

○…특위 위원들은 이날 김봉호(金琫鎬)국회부의장 초청으로 점심 식사를 하면서 임창열(林昌烈·경기지사)전경제부총리의 재출석 문제를 놓고 논란. 자민련 의원들은 “임전부총리와 강전부총리 김전청와대수석의 증언이 상반돼 재출석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 반면 국민회의 의원들은 “외환위기에 결정적인 책임이 없는데도 굳이 또 부를 것 있느냐”며 반대.

결국 국민회의는 임전부총리를 부르기는 하되 1차 신문때와 마찬가지로 참고인으로 부르자고 제의했으나 자민련은 증인이어야 한다며 반발.

한편 특위는 이날 참고인 8명중 6명에 대해서는 부랴부랴 출석하지 말도록 통보.

〈문 철·송인수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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