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해진 여권]국민회의, 자민련 무마 골머리

  • 입력 1999년 1월 20일 19시 13분


내각제 문제로 연일 삐걱거리던 공동정권의 두 진영이 20일에는 서로를 자극하지 않으려 애쓰면서 모처럼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박지원(朴智元)청와대공보수석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거듭 밝히지만 대통령과 총리 두 분은 나라와 국민을 위해 합심해서 노력하고 계신다”면서 항간의 불화설을 일축.

그는 또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합당설 등에 대해 “있지도 않은 사실이 회자되고 언론에 보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대통령은 청와대나 당에서 각별히 주의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전언.

한편 김중권(金重權)청와대비서실장은 고려대 언론대학원 교우회 초청 조찬강연에서 “내각제 약속은 지킬 것이며 대통령과 총리가 협의해 결정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자민련측을 무마.

○…국민회의는 ‘내각제 문제는 대통령과 총리에게 맡긴다’는 원칙에 따라 이날도 여전히 함구. 다만 일부 언론에 보도된 자민련과의 합당설에 대해선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과 정동영(鄭東泳)대변인 등이 나서서 “사실무근”이라고 강조.

특히 정균환(鄭均桓)사무총장은 자민련측에 전화를 걸어 “오해하지 말라”고 당부.

○…총리실 역시 내각제에 대해 이렇다할 언급을 피하면서 침묵 기조를 유지.

19일 청와대 주례보고에서 “내각제의 ‘내’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던 김종필(金鍾泌)총리는 20일 최고경영자 연찬회 연설후 기자들과 만나 같은 주장을 반복. 김총리는 이어 합당설에 대해서도 “전혀 그런 일 없다”면서 “(언론이)마음대로 쓰더구먼”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표출.

총리실 관계자는 “총리가 ‘때가 오면 밝히겠다’고 말했듯이 지금은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

○…자민련은 이날 당무회의에서 일부 의원들이 내각제개헌을 위한 한나라당측과의 연대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우회적으로 청와대와 국민회의를 공격.

이원범(李元範)의원은 “개헌을 위해선 한나라당의 도움이 필수적”이라며 “최근 한나라당 의원들을 만났더니 내각제에 대해 대단히 긍정적이더라”고 소개. 이동복(李東馥)의원도 “일부에서 주장하는 현정권 임기말 개헌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초당적으로 개헌을 추진하면 오히려 정국혼란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

이완구(李完九)대변인은 김총리가 19일 주례보고와 관련된 헛소문이 많은데 대해 김중권청와대비서실장을 질책했다면서 “우리는 필요 이상의 언행을 삼가면서 할 일을 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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