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비리說]與 「상당한 증거」확보한듯

입력 1999-01-12 19:01수정 2009-09-2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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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청문회의 불똥이 정치권의 메가톤급 뇌관(雷管)인 ‘대선자금’으로 옮겨 붙을 전망이다.

12일 여권 고위관계자들에 의해 확인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한보자금 6백억원수수의혹에 대한 추적작업은 이미 상당 수준 진척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전대통령의 92년 대선자금문제는 그동안 여러차례 수면위로 불거져 나왔으나 그때마다 대충 얼버무려졌다. 한보자금수수의혹도 김전대통령의 재임시절부터 제기돼 왔으나 퇴임 이후 별다른 후속조치가 없었다.

대선자금이라는 사안 자체가 가공할 만한 폭발력을 갖고 있어 여야 모두 선뜻 실체를 파헤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나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 등 현 집권세력도 정치자금이라는 ‘원죄(原罪)’에서 완전히 자유스러울 수 없기 때문에 정치권으로서는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다. 권력의 향배에 민감한 검찰도 마찬가지.

그렇다면 여권은 이를 왜 건드리려는 것일까.

여권관계자들은 경제위기의 책임소재를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국민회의 김원길(金元吉)정책위의장은 “이 문제를 제대로 다룰 경우 김영삼정권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김전대통령이 경제악화의 주범인 한보로부터 6백억원의 대선자금을 받았다는 사실이 입증된다면 경제적으로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김전대통령이 져야 할 부담을 가늠하기가 어렵지 않다. 최근 김전대통령이 청문회증언문제 등과 관련해 여권에 보여준 ‘뻣뻣한’태도도 작용했을 법하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여권은 여당 단독의 경제청문회 실시를 상당히 꺼리고 있다. 국민의 이목을 끌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단독청문회를 하더라도 관심도를 배가시킬 묘안을 짜내느라 고심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여권 고위관계자들의 잇단 발언이 ‘호객용(呼客用)’이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된다. 이 경우 여권 인사들의 공언(公言)이 ‘공언(空言)’으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일부에서는 김전대통령과 한나라당을 청문회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압박전술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청문회 일정을 다소 늦추기로 하는 등의 유화책과 함께 화전(和戰) 양면 전략을 구사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어쨌든 여권의 계획대로 ‘6백억원’의 실체가 드러나거나, 청문회의 이슈로 부상할 경우 정치권에는 엄청난 소용돌이가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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