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내년봄 대규모 당정개편…청와대실세 黨배치

  • 입력 1998년 12월 30일 19시 42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집권여당이 개혁의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핵심측근들과 개혁실세그룹을 정치일선에 전진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내년 봄 대대적인 당정개편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통령은 또 지역통합 및 국민통합 차원에서 내년 5월로 예정된 국민회의 전당대회를 전후해 국민회의를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여당의 틀을 완전히 바꿈으로써 정치권 구도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30일 “김대통령은 나라 안팎의 거센 도전이 예상되는 집권 2년째를 맞아 개혁을 제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추진력 강화가 긴요하나 현 국민회의 체제로는 어렵다는 진단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 관계자는 박지원(朴智元)청와대공보수석의 서울 구로을 재선출마가 유력하다며 “이 또한 김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권노갑(權魯甲)전국민회의부총재의 귀국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나 그가 당장 정치전면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김중권(金重權)청와대비서실장과 이강래(李康來)청와대정무수석 등 김대통령의 개혁이념과 구상을 잘 체득하고 있는 측근들도 적절한 시기에 당으로 자리를 옮겨 정치권 구도변화 및 2000년 총선에 대비한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김대통령은 여당이 지역당 이미지를 벗고 전국정당화할 필요가 있다는 건의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그러나 의원영입 등 인위적인 정계개편보다는 여당의 문호를 개방하는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내부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한나라당의 비주류 인사들 중에 주류측과 갈라설 결심을 굳히고 여권이 계기와 명분을 제공하기를 기다리며 분위기를 타진해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말해 일단 한나라당의 일부 비주류인사들과의 제휴를 모색 중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그는 자민련과의 합당 여부에 대해서는 “미묘한 문제이므로 아직 거론할 시기가 아니다”며 직답을 회피했다. 내각제개헌 문제에 대해서도 “정치권구도의 재편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타협점이 찾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치개혁에 대해 “김대통령은 내년 3월까지는 제도적인 정치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이와 함께 정치권 사정도 중단 없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