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총리 최장집론-개헌론등 잇단 「소신답변」논란

  • 입력 1998년 11월 15일 19시 52분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의 잇따른 ‘소신발언’이 터져나오면서 정가에는 공동정부에 이상 기류가 형성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하다.

김총리는 먼저 고려대 최장집(崔章集)교수의 사상 논쟁과 관련해 “직접 참전했던 한 사람으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 ‘반(反)최교수’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최교수를 비판한 월간조선의 배포를 금지한 법원의 결정에 대해서도 “견해를 달리한다”는 내용의 반론을 폈다.

김총리는 이어 여러차례에 걸쳐 내각제 개헌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 정부는 내각제를 제시하고 출범한만큼 내각제는 반드시 이뤄내야 할 약속이자 과제”라며 “다만 경제위기 극복이 최우선인만큼 내각제 논의는 미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국민회의는 김총리가 두 현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정부를 대표하는 국회 답변에서 했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사석에서는 자기 생각을 얼마든지 말할 수 있지만 공식 석상에서, 더구나 자신들과 한마디 사전 조율도 없이 개인 소신을 밝힌 이면에는 무엇인가 다른 생각이 깔려있지 않으냐는 시각이다.

일부에서는 “김총리가 내년 내각제 정국을 앞두고 벌써부터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압박 작전에 들어간 것 아니냐”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중앙인사위 신설과 기획예산위 및 예산청 통합 등 대통령 권한 강화 등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담긴 사실상의 선전포고”라는 해석도 있었다.

그러나 김총리측은 이를 일축했다. 총리실의 한 고위 관계자는 15일 “참전용사라는 개인적 자격과 보수 정당인 자민련의 명예총재 자격으로 한 얘기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며 지나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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