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强野시련」 한달…측근들 줄줄이 「司正몸살」

  • 입력 1998년 9월 30일 19시 39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30일로 취임 한달을 맞았다.

그러나 이총재의 얼굴에서 수심(愁心)이 사라진 날은 거의 하루도 없었다. 총재 선출 당일 핵심측근인 서상목(徐相穆)의원의 국세청을 통한 대선자금 불법모금사건이 불거진 뒤 주변 핵심인사들에 대한 사정(司正)이 줄을 잇는 등 시련이 그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총재경선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이기택(李基澤) 김윤환(金潤煥)전부총재뿐만 아니라 지난해 대선 때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황낙주(黃珞周)전국회의장마저 검찰의 소환통보를 받았다. 이총재로서는 대여 강경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마땅한 정국대처방안이 없는 것도 이총재의 고민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이총재는 총재로 선출됐을 때만 해도 새로운 모습의 야당상을 보여주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정부 여당의 실정을 비판하되 협력할 것은 과감히 협력하는 ‘강한 야당’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집권 경험을 살려 정책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게 이총재의 지론이었다.

그러나 사정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대치로 이런 구상은 얘기조차 제대로 꺼내보지 못했다.

한가지 이총재에게 다행스러운 점은 여야 극한대치라는 ‘외환(外患)’덕분에 한나라당 전당대회 이후 예상됐던 주류와 비주류 간의 당내 분란이 아예 잠잠해졌다는 대목이다.

신경식(辛卿植)사무총장은 “이총재가 지금 시련기를 맞고 있지만 이것은 결국 차기 집권가능성이 가장 높은 야당지도자임을 입증하는 것”이라면서 “조만간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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