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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9월 3일 06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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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당초 2일 발표될 예정이던 재계 차원의 사업구조 조정안은 3일 오후경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2일 “현대와 LG그룹 실무진들이 이날 밤 늦게까지 반도체 통합사의 경영권 문제를 논의했으나 완전 합의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합의된 6개 업종만을 대상으로 2일 오후 구조조정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반도체가 합의되지 않을 경우 발전설비 등 다른 조정안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발표를 늦추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전경련은 재벌그룹 구조조정이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가능하면 ‘반도체 단일회사 설립합의 후 경영권 향배를 결정한다’는 선에서 논의를 마무리하고 3일 반도체를 포함한 7개 업종의 조정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삼성에 이어 국내 반도체업계 2위를 다투는 현대와 LG그룹은 당초 반도체 부문을 통합해 단일회사를 세우기로 잠정 합의했었다.
그러나 지난달말 현대측이 사업규모 등을 들어 “경영권을 갖겠다”고 주장하면서 협상이 꼬이기 시작했다.
LG측은 “지분을 출자해 공동회사를 세우는 데는 동의하지만 자산실사 등도 하지 않은 채 경영권을 내줄 수는 없다”는 입장. 정상국 LG이사는 이날 “반도체는 그룹 주력인 전자분야의 수직계열화를 위해 필수적인 사업”이라며 “램버스 D램을 비롯한 초고속 D램 분야에서 현대보다 앞선 기술력을 갖고 있고 반도체사업 부문만 따져 보면 규모에서 현대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현대측은 D램 세계시장 점유율을 주요 근거로 현대로의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 자료에 따르면 현대의 지난해 D램 세계시장 점유율은 3위(9%)로, 6위인 LG(6.7%)에 비해 앞서고 있다(LG반도체의 주문자생산량 제외).
〈박래정·홍석민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