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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8월 21일 1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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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의원소환입법도 거론됐었다. 지금으로서는 의원이 정해진 임기동안 국민을 무시해도 별 대응방법이 없다. 의정활동보다는 선거 직전 돈 뿌리고 지역주의에 영합하면 표가 나오는 것이 우리 선거풍토다. 선거 후엔 의원들이 나라의 주인행세를 한다. 유권자들의 정치인 평가기준이 잘못돼 있기 때문에 이런 정치문화가 싹텄다. 미국 2대 대통령 애덤스도 “선거만 끝나면 노예제가 시작된다”며 대의제도의 허점을 개탄했다.
▼선거가 끝나도 국민이 제대로 주인노릇을 하게 하자는 것이 직접민주제다. 그 직접민주제 중에서도 극단적인 것이 국민소환이다. 그러나 임기중 허물이 드러날 때마다 소환운동이 벌어진다면 대의정치는 불안해진다. 저급한 대표를 뽑은 유권자들의 소환결정 역시 저급하게 흐를 개연성도 크다. 그래서 끊임없는 의정감시 운동이 민주주의를 꽃피울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민주주의에 최종 성취단계란 없으며 계속 노력해가는 과정이 있을 뿐이라는 말이 최근 우리 정치상황에 걸맞다. 경제국난에 수재가 겹쳤는데도 싸움질만 계속하는 의원들이 유권자들의 분노를 불렀다. 유권자들이 의정감시와 평가, 보고서발간에 발벗고 나선 것이 그것이다. 이런 시민운동이 제대로 돼야 정치인들끼리 주고받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상대로 하는 정치가 뿌리내리게 된다.
김재홍<논설위원〉nieman9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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