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축전 남북공동개최 어려울듯…北,실무대표회담 불참

  • 입력 1998년 8월 7일 19시 25분


8·15 통일대축전의 남북 공동개최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북한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통일대축전 준비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7일 오전 10시 판문점에서 갖자고 제의한 남북 실무대표자회담에 불참했다.

이에 따라 민화협은 11일 오전 10시에 판문점에서 실무대표회담을 갖자고 북한측에 다시 제의할 방침이나 북측은 대법원이 이적단체로 판결한 한총련과 범민련이 통일대축전 개최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성사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민화협 통일대축전 남측추진본부는 이날 판문점 실무회담이 무산된 뒤 상임운영위를 열고 실무회담 남측 수석대표를 송영대(宋榮大·민족통일중앙협의회 의장)씨에서 김상근(金相根목사·통일대축전 남측추진본부 공동상임본부장)씨로 교체했다.

이와 관련, 한광옥(韓光玉)민화협 준비위 상임위원장은 이날 통일대축전 남북 공동개최가 어려울 경우 “남측만이라도 행사를 개최하겠다”고 밝히고 “그러나 경제위기와 수해를 고려해 행사규모는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韓상임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민화협에는 보수와 진보단체가 망라돼 있어 의견조율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민간통일운동에 보수와 진보를 굳이 구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통일이라는 대전제에 공감한다면 방법론을 갖고 다툴 일이 아니다. 새가 양 날개로 날듯이 보수와 진보가 대화를 통해 조화를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

―여권 중진이어서 민화협의 정치적 색채가 우려되는데….

“앞으로 민화협 운영을 지켜보면 그런 시비는 사라질 것이다. 현 정부가 역대 어느 정부보다 통일문제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어 상호보완적인 관계에서 협조할 것은 하겠지만 민화협이 관변 또는 어용단체 역할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구체적인 사업구상은….

“체육 예술분야의 교류와 적십자사가 주관하는 이산가족교류 지원 등을 검토 중이다. 민간통일운동의 구심체로서 할 일은 다할 생각이나 당장의 가시적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운동을 벌여나가겠다.”

―통일분야에서 활동한 경력은 별로 없는데….

“오래 전부터 남북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21세기를 앞두고 국제경쟁에서 우리가 살아나려면 통일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지론이다. 앞으로 통일분야를 주특기로 삼아 활동할 생각이다.”

정치권에서는 한상임위원장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점을 들어 그가 앞으로 대북관계에서 상당히 중요한 일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돌고 있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