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기 노사정위가 할 일

  • 입력 1998년 6월 7일 20시 14분


민주노총이 제2기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키로 한 결단을 환영한다. 그동안 혹 반쪽짜리 노사정위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던 국민에게 이번 민노총의 선택은 큰 안도감을 안겨준다. 총파업 계획을 철회키로 한 것도 사려깊은 결정으로 평가된다. 비록 대의원대회에서 인준을 받아야 하는 과정이 남아 있긴 하지만 여기서도 현명한 결정이 있기를 기대한다.

민노총이 노사정위 참여를 선언한 것은 기본적으로 여론의 흐름을 받아들여 대화를 통해 실리를 추구하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정부와의 막후접촉에서 민노총이 몇가지 쟁점현안들의 절충에 성공한 것은 힘을 바탕으로 한 투쟁보다 대화가 더 소득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는 예라고 하겠다. 민노총이 어렵사리 대화를 선택한 만큼 노사정위 각 주체들은 대립적 자세가 아닌 관용과 양보의 정신으로 마주 앉기 바란다. 특히 정부는 민노총이 대화를 거부하며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헤아리고 그들의 불안을 덜어주기 바란다.

제2기 노사정위는 제1기에서 합의한 총 90개 항목의 과제에 대한 이행점검에 중점을 두게 된다. 몇가지 주요 부문에서 노동계와 정부 재계가 아직 합의를 보지 못한 쟁점들도 다루게 된다. 특히 정리해고제와 근로자 파견제 등 1기 합의사항에 대해 민노총이 까다로운 새 조건들을 제시한데다 재계가 법정근로시간 단축 등에 반발하고 있어 협상은 진통을 겪을 것이 분명하다. 양보와 타협의 정신이 요구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참여 주체들은 모두 자신의 주장만 관철하려 하기보다 전체를 보는 눈으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절박한 것은 노사화합을 바탕으로 구조조정을 단기간내에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일이다. 당장은 고통이 따르더라도 국가 전체로 볼 때 희생을 최소화하는 길은 그길밖에 없다. 이런 과정을 지혜롭게 통과해야 우리 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대외신인도가 회복된다는 점을 노사정위 참여 주체들은 모두 명심해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10일로 예정된 서울 지하철 노조의 파업계획도 철회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노사정위 참석주체들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모든 현안을 대화의 테이블에서 다루고 더이상 소모적인 힘의 충돌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민노총이 합류함으로써 제2기 노사정위는 각 경제주체가 모두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기구의 면모를 완벽하게 갖추게 되었다. 부디 2기 노사정위가 국민의 여망대로 단기간내에 대타협을 이끌어내고 이를 각 분야에서 실천함으로써 극심한 경제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에게 희망을 되살려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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