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과 방패]고건-최병렬후보 약점 놓고 치열한 공방

  • 입력 1998년 5월 20일 19시 28분


20일 서울시장후보 TV합동토론회에서 국민회의 고건(高建)후보와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후보는 서로의 약점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고후보는 최후보의 현대아파트 특혜분양 및 단국대 풍치지구 해제조치를, 최후보는 고후보의 환란(換亂)책임론과 병역의혹을 부각시켰다.

먼저 최후보가 기조연설에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사실상 유폐되고 강경식(姜慶植)전경제부총리가 감옥에 있는 마당에 내각 통괄책임이 있는 국무총리를 지냈던 사람이 어떻게 반대당 후보로 출마할 수 있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고후보는 “국민회의로부터 출마제의를 받고 각계 원로와 종교계 지도자 그리고 김전대통령과도 상의했다”며 “그 결과 나라를 살릴 수 있다면 선거에 나가는 게 좋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최후보는 “책임을 느끼고 고민했으면 고민하는 쪽으로 가는 게 옳다”며 고삐를 죄었다.

최후보도 78년 현대아파트 특혜분양건으로 곤욕을 치렀다.

그는 “이런 경력으로 수천억원의 사업을 결재해야 하는 서울시장직을 어떻게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패널리스트의 질문에 “내 일생에 가장 충격적이고 가슴아픈 일이었다. 그 이후 찜찜한 일은 하지 않는다는 것을 교훈으로 삼고 있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상호토론에서 고후보는 “최후보가 94년 서울시장 재직 당시 여론과 실무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단국대 풍치지구를 해제하려 한 것은 시장의 독단”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최후보는 “유서깊은 사립대를 구하기 위한 결단이었다”고 말한 뒤 “독단은 과한 표현”이라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최후보는 이어 “썩 안좋은 내용으로 질문해서 미안하다”며 고후보의 병역문제를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졌다.

최후보는 “60년대 초 대학졸업후 예외없이 6개월만에 영장이 나왔는데 대학졸업후 2년 가량 영장이 안 나온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공격했다.

고후보는 이에 대해 “5·16으로 영장이 미뤄졌다가 62년10월 병역법 개정으로 제2보충역이 됐다. 자진입대하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할 말이 없다”고 답변했다.

〈양기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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