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시위」 정계반응]DJ『투자유치 노력 물거품되나』

  • 입력 1998년 5월 2일 19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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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은 1일 ‘메이 데이’집회가 대규모 폭력시위로 흐른데 대해 충격과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 청와대 ▼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일 내내 침통한 표정이었다. 노사협력 유공자들과의 청와대 오찬에서도 말의 속도와 어조가 평소보다 빠르고 높아 노기(怒氣)가 느껴졌다. 한 고위관계자는 “김대통령이 가장 자랑스러워하고 또 가장 기대하는 것이 노사정합의였는데 근로자의 날 도심 과격시위로 크게 상심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온 투자유치 노력이 이번 시위로 인해 무위로 돌아가지 않을까 해서 가장 안타까워한다는 것.

▼ 여당 ▼

국민회의는 실업자들의 분노와 울분을 이해하면서도 이같은 감정이 조직적인 폭력시위로 연결됨으로써 국가신인도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였다. 신기남(辛基南)대변인은 “어떠한 경우라도 불법 폭력시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정부도 불법시위에 대해서는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민련은 특히 현재 정치권에 나돌고 있는 ‘5월위기설’ ‘6월대란설’ 등을 거론하며 “이러다가 ‘제2의 환란’이 오는 것 아니냐”고 정부측에 총체적이고 현실성 있는 실업대책을 강구토록 촉구키로 했다.

▼ 야당 ▼

한나라당은 찬성론도 반대론도 펴지 않았다. 실업자 시위를 대량 실업사태에 대한 생존권 수호 차원의 반발이라고 이해하면서도 현재의 경제위기 극복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날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실업자 시위가 앞으로 대기업의 정리해고와 맞물려 더욱 큰 규모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근본적 실업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번 사태는 공권력이 잘못 대응한데서 비롯된 것이지만 근본적 문제는 비현실적인 정부의 실업대책에 있다는 것이다.

〈문 철·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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