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시대/대내외 과제]냉담한「반쪽」마음부터 풀어야

  • 입력 1997년 12월 19일 20시 24분


이번 대선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당선자가 얻은 득표율은 40.3%다. 따라서 나머지 59.7%는 김당선자에게 사실상 반대표를 던진 셈이다. 향후 김당선자의 국정운영 성패는 이 반대표의 포용여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별 득표현황을 보면 김당선자에 대한 반대표의 실체가 보다 분명해진다. 우선 한반도를 둘로 나누어 동쪽의 강원과 영남이 대체로 김당선자에게 비우호적이었다. 김당선자의 득표율은 강원에서 23.8%, 영남에서 평균 13%로 강원의 76.2%와 영남의 87%는 김당선자를 지지하지 않았다. 반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는 강원에서 43.2%, 영남에서 평균 59%를 얻었다. 김당선자보다 강원은 2배, 영남은 4.5배 높은 지지율이다. 우세지역인 서쪽지역을 봐도 부분적인 지역분할 양상이 뚜렷하다. 서울의 경우 김당선자는 용산을 제외한 강북지역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이른바 부유층 밀집지역이라는 서초 강남 송파에선 이후보에게 뒤졌다. 16개 시도를 광역시와 도지역으로 나누어 봐도 명암이 갈린다. 서울 부산 대구 등 7개 광역시의 경우 김당선자의 득표율은 광주의 97.3%를 포함하더라도 평균 37.9%에 그쳤다. 반면 이회창후보는 43.2%로 김당선자보다 5.3% 포인트 높았다. 그러나 9개 도지역에선 김당선자의 득표율이 40.8%로 36.5%의 이후보를 4.3%포인트 앞질렀다. 개발지역 보다는 미개발지역에서 더 높은 지지를 얻었다는 뜻이다. 한 여론조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순수 농어촌지역에서는 이후보의 득표율이 28.4%인데 반해 김당선자는 47.7%였다. 이는 김당선자의 「농어촌 부채감면」공약이 주효한 때문으로도 해석할 수 있지만 어쨌든 김당선자는 서울을 제외하고는 대도시에서 큰 호응을 받지 못한 셈이다. 이를 종합해 볼때 김당선자의 주된 지지기반은 지역별로는 수도권 충청 호남, 계층별로는 일부 중산층을 포함한 저소득층으로 볼 수 있다. 역으로 강원 영남지역과 중산층 이상 계층에서의 안정적인 지지확보가 김당선자의 시급한 과제로 볼 수 있다. 국회 원내 의석에서도 김당선자는 다른 정파의 협조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19일 현재 각 정당의 의석수는 △한나라당 1백65석 △국민회의 77석 △자민련 33석 △비교섭단체 13석으로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연대해도 한나라당에 55석이나 모자란다. 따라서 당장 23일 소집하는 임시국회에서 다수당인 한나라당의 협조가 없으면 김당선자로선 상정 안건을 제대로 처리할 수 없다. 김당선자가 19일 당선회견에서 「국민적 화해와 단결」을 강조한 것도 그런 점을 의식한 때문으로 보인다. 〈송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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