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현장인터뷰/이인제]젊은 일꾼이 나라 구한다

  • 입력 1997년 12월 16일 20시 38분


영남지역에서 유세중인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는 15일 진해에서 부산으로 이동하는 전용버스안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쉼없이 이어진 강행군에도 불구하고 전혀 피곤한 기색을 보이지 않은 그는 『이제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면서도 자신있다는 표정이었다. ―3주간 열전을 치른 소감은…. 『유감없이 싸웠다. 버스로 전국을 누비며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 나름대로 포부를 밝혔고 국민의 변화에 대한 열망도 확인했다』 ―국가부도위기 속에서 치러진 선거인데 정치인으로서 갈등은 없었나. 『선거란 축제분위기 속에서 「희망의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이다. 절망적 분위기에서 선거를 치르다보니 정말 괴롭고 죄송스럽다. 그만큼 이번 대선이 중요하다. 재도약의 갈림길에 서 있다』 ―당선돼도 경선불복 멍에는 남을텐데…. 『이회창(李會昌)후보가 두 아들 병역문제 때문에 국군통수권자로서 결정적 흠결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육군 일선대대장이 구속될 각오로 시국선언까지 하지 않았나. 나의 경선불복은 국민이 표로 심판할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후보의 입영기피가 더 문제라고 말한다. 『나는 3년간 군복무를 마치고 육군병장으로 제대했다. 당시 중대장이 지금 나의 경호를 책임지고 있다. 국민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다』 ―당선을 확신하나. 『시장에서 거리에서 낡은 체제의 종말을 염원하는 국민의 소리를 확인했다. 선거혁명을 일으킬 것이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를 어느 정도 믿나.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 그러나 경제파탄으로 인한 불안과 분노로 속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는다. 변화를 갈망하는 젊은층이나 밤늦도록 일하는 사람들도 조사에 포착되지 않는다. 여론조사와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다. 지켜보라』 ―당선된다면 경제파탄을 극복하고 불안한 민심을 진정시킬 방안이 있나.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난국을 극복하겠다. 정치권 안팎에서 인재를 골라 적재적소에 등용, 적절한 책임과 권한을 주고 유연하면서도 속도감있게 대처해 나가겠다』 ―선거기간의 돈사정은…. 『우리는 자원봉사자가 일했고 홍보비도 외상이었다. 원래 궁색한 얘기는 잘 안한다』 ―선거비용 법정한도를 준수했나. 『우리가 쓴 돈은 법정비용에 비해 어림도 없다. 선거가 끝나면 즉시 회계보고를 하겠다. 후원금을 걷어 빚도 갚겠다』 ―다른 두 후보의 장점과 단점을 든다면…. 『인간적으로 모두 훌륭하다. 그러나 난세에는 용기와 열정을 가진 도전적인 일꾼이 필요하다. 정치와 인간은 구분돼야 한다』 ―세후보 모두 서로에게 많은 상처를 입혀 후유증이 예상되는데…. 『모두 훌륭히 싸웠다』 ―다른 후보들의 폭로중 억울하고 가슴아픈 것은 무엇이었나. 『창당때 신문지상에 창당기사는 없고 「YS신당」이라느니, 2백억원을 받았다느니하는 중상모략이 도배질됐다.잔인한 폭력이었다.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진다』 ―청와대, 정부는 중립을 지켰다고 평가하나. 『청와대가 누구를 지원했는지, 또 지원하는지 알지도 못하고 괘념치도 않는다』 ―가장 힘들었던 일은…. 『일부 언론의 편파적인 불공정 보도로 마음이 아팠다』 ―자신이 아니면 국민과 나라를 위해 누가 당선되기를 바라는가. 『다 훌륭한 선배지만 시대가 필요로 하는 리더십은 따로 있다』 ―패배하면 결과에 승복, 당선자의 국정운영에 흔쾌히 협조할 수 있나. 『야당으로서 국정에 협조할 것은 협조한다. 문제점이 있으면 단호하게 비판할 것은 비판할 것이다』 ―낙선해도 정치를 계속한다는 얘기인가. 『국민신당을 민주정당으로 발전시켜 나가는데 심혈을 쏟겠다. 백의종군하면서 당직을 맡지 않고 선대위원장 정도로 내년의 지방 선거 준비를 해 나갈 것이다』 ―이번 선거문화에 대해…. 『내가 거리유세를 솔선하자 다른 후보들도 따라와 대규모 집회가 많이 줄었다. 언론매체를 통해 선택의 정보를 갖게 된 것도 긍정적 변화다. 바로 그 때문에 언론의 공정보도가 중요하다』 ―TV토론의 개선점은…. 『토론은 「1대1」로 해야 한다. 여럿이 하니까 쟁점이 흐려지고 제대로 핵심에 접근할 수 없다. 차별화를 이룰수 있도록 심도있는 토론을 유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눈을 감고 생각한뒤)「젊은 일꾼 대통령」으로 선택해 주면 군림하지 않고 24시간 현장을 누벼 국난을 극복해 나가겠다. 자신을 갖고 지지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 세대교체를 이뤄야 3김청산이 가능하고 부패한 정치의 껍데기를 깰 수 있다』 〈정용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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