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이인제,「이회창견제」 손발 『척척』

  • 입력 1997년 12월 1일 20시 03분


공식적인 대선운동이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국민회의와 국민신당이 사실상의 공조관계를 더욱 굳건히 하고 있다. 이같은 관계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가 상승세를 회복하고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시작됐다. 이회창후보의 발목을 잡아야 한다는 양당의 이해가 일치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중앙일보의 이회창후보 지지설이 터져나오면서 양당의 관계는 더욱 굳어지는 듯한 분위기다. 김대중(金大中)후보와 이인제후보가 상호협조하는 모습은 지난달 26일의 동아일보주최 합동토론회에서도 확인됐다. 당시 이인제후보는 주로 이회창후보를 공격했고 김대중후보도 은근히 이에 보조를 맞췄다. 이때문인지 양당의 공조가 어디까지 발전될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결과에 따라 선거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양당은 현재 「중앙일보사건」에 대한 대응책을 강구하면서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 당직자간에 사실상의 「핫라인」을 가동해 그날그날의 대응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소록도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이회창후보의 장남 정연(正淵)씨가 소록도를 빠져나와 밤낚시를 했다는 주장도 국민회의 당직자와 과거 신한국당출신 국민신당 당직자의 합작품이라는 후문이다. 그러나 더욱 큰 관심은 단기적인 사안별 공조가 아니라 선거의 「밑그림」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공조로까지 이어질 것인가 하는 것이다. 즉 「김대중―이인제연대」가 성사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동안 양당관계자들은 이를 염두에 두고 여러 채널을 가동해 왔다. 하지만 양당 모두 현재로서는 공식적인 연대로까지 발전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회의는 이인제후보가 「이회창견제」를 위해 끝까지 버텨주기를 바라고 있고 국민신당으로서도 집권이 불가능하다면 차라리 김대중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차기」를 위해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인제후보가 동아일보합동토론회에서 『천지신명께 맹세코 후보사퇴는 없다』고 단언한 것은 매우 시사적이다. 〈최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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