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은 6일 이회창(李會昌)총재실로 들어온 「제보」임을 전제로 청와대 수석급을 포함한 전 현직 비서관들이 노골적으로 이인제(李仁濟)국민신당후보를 지원하고 있다고 추가 폭로했다.
▼자금지원〓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이날 10대 재벌그룹중 한 기업소속 고위임원의 제보라며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원종(李源宗)전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최근 그 재벌기업을 방문, 이인제후보를 위한 자금지원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신한국당측은 그러나 이전수석이 찾아간 재벌그룹에 대해 『우리나라 재벌중 그런 문제를 자신있게 밝힐 수 있는 「힘」을 가진 곳이 어디겠느냐』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이회창총재측과 밀접한 관계를 가져온 것으로 알려진 그룹』『김윤환(金潤煥)공동선대위원장 내사설의 진원지였던 그룹』이라고만 밝혔다.
그러면서 신한국당측은 『김대통령의 가신 출신으로 실세였던 이전수석은 현정부 출범 이후 재벌그룹 기조실장 등과 모임을 갖는 등 재계와 친분관계가 넓었기 때문에 여러 재벌기업을 접촉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무튼 신한국당이 밝히는 내용으로 미뤄 전화제보가 아니라 이총재나 핵심측근이 제보자인 고위임원을 직접 만나 전해들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제보자가 만일의 경우 공개적으로 나서서 증언할 수 있다는 언질을 주었기 때문에 공개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개입〓이사철대변인은 또 『유재호(柳在浩)대통령총무수석비서관이 수시로 민주계 출신 비서관 및 행정관과 이인제후보를 돕는 방안을 논의, 이를 문서로 작성해 이후보를 돕고 있는 청와대 출신 인사들에게 전달했다는 청와대측 한 인사의 제보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대변인은 『이 제보자에 따르면 이는 청와대에 근무하는 비서관과 행정관 대부분이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이들은 「청와대가 이렇게 해도 되느냐」며 분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내에서는 『현직 청와대수석의 실명까지 거론한 것은 부작용이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으나 이총재측은 『믿을만한 곳에서 나온 것인 만큼 걱정할 필요없다』며 『청와대내에서 이총재와 가까운 비서관들의 존재가 노출된 만큼 철저한 「맞불놓기」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현철(金賢哲)씨 인맥〓윤원중(尹源重)총재비서실부실장은 이날 『현철씨의 서울 광화문사무실이 다시 가동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신한국당측은 또 청와대 비서관 등을 지낸 현철씨 측근들도 지난달 초 서울 마포에 별도의 사무실을 내고 이인제후보의 대선 전략기획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이후보에게 정기적으로 정국현황 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하는 등 각별한 신임을 얻고 있다는 것.
이총재측은 『이들은 현철씨가 지시하기 전에는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하나 당 일각에서는 『그들은 정치꾼들인 만큼 개개인의 자구책 차원에서 뛰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대두하고 있다.
〈김재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