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의 발언에 「은유법」과 「간접화법」이 다시 등장했다. 직설적 표현을 거둬들이고 특유의 「이중어법」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김총재는 18일 오전 『정국은 10월이 지나야 보일 것이다. 그 전에는 보이지 않는다』며 최근의 「안개정국」 못지 않은 모호한 발언을 했다.
그는 또 정치권의 합종연횡 가능성에 대해 『(정국이) 이런 정도라면 자의(自意)만 가지고는 안된다. 이제는 자의반타의반(自意半他意半)이다. 상호 교호(交互)작용을 통해 어느 시한에 가면 나름의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른바 「신(新)자의반 타의반론」인 셈이다. 김총재는 최근 자신에 대한 지지율이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당의 진로에 대한 논의도 분분하지만 내각제라는 그의 「독점상품」이 불투명한 정국에서 나름의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이 때문인지 그는 DJP단일화협상은 물론 여권과의 내각제연대 「손짓」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여권의 「탈출구」는 내각제밖에 없다는 생각인 듯하다.
〈이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