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이회창세우기」배경]청와대 결속강조「사면상처」감싸기

  • 입력 1997년 9월 6일 08시 14분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씨 등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를 둘러싼 여권내 갈등이 이회창(李會昌)신한국당대표에게 오히려 보약이 되는 듯하다. 우선 사면 파동으로 이대표가 궁지에 몰리자 청와대측이 5일 「후보교체론」에 강력히 쐐기를 박으며 사실상 총력지원을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경선 이후 소원해진 김윤환(金潤煥)고문도 이날 도쿄에서 적극 협력할 의사를 표명했고 지금까지 「적군(敵軍)」으로 비쳐졌던 이한동(李漢東)고문도 이날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경선 때의 앙금을 털어내려는 듯한 자세를 보였다. 당소속 강원도의원과 전북지역 기초의원들이 이날 「경선승복」을 주장하는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저변의 지원사격도 본격화할 조짐이다. 한마디로 여권내에서 광범위하게 이대표 지원체제가 형성되는 느낌이다. 이대표측은 『전, 노씨 사면을 둘러싼 청와대와의 갈등이 그동안 안으로 곪아있던 상처를 터뜨리고 우리도 자성의 계기로 삼았기 때문에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것 같다』고 말한다. 이같은 분위기 전환이 여권 전체의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임은 물론이다. 그러나 이대표측의 치열한 자구노력도 무시할 수 없다. 전, 노씨 사면 파동을 전후해 이대표측은 「선 지지율 반등(反騰), 후 여권 결속」에서 「선 여권 결속, 후 지지율 반등」으로 전략을 바꿨다. 전, 노씨 사면 문제로 궁지에 몰리면서 작위적인 지지율 반등 전략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권 결속과 관련한 이대표측 전략은 크게 두갈래다. 하나는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 주저앉히기」고 다른 하나는 다른 경선탈락후보를 비롯한 여권내의 방관 세력 끌어안기다. 이지사 대책은 유화책에서 강공책으로 확연히 전환됐다. 이대표는 최근 각종 모임에서 『갈테면 가라』는 말을 되풀이한다. 이지사 주저앉히기는 8일의 지구당위원장 연찬회에서 판가름날 것 같다. 이와 함께 이대표는 당 중진의원들과 잇달아 모임을 갖는 등 당내 결집에도 열심이다. 이한동고문이 귀국한 5일에는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과 강재섭(姜在涉)정치특보를 공항에 내보냈다. 이대표측은 늦어도 이달말까지는 집안문제들을 마무리짓고 10월부터 본격적인 지지율 반등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대표 측근들은 『병역문제 등으로 형성된 「귀족」 이미지의 탈피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한다. 또 교육문제 등 서너개의 정책 카드도 준비중이다. 아울러 다음달부터 자민련을 비롯한 외부인사 영입작업도 가시화, 지지기반의 외연을 넓혀 나간다는 복안이다. 〈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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