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李대표 심야회동]『대통령 뜻대로…』 한발 후퇴

  • 입력 1997년 9월 3일 20시 13분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대표는 2일 밤 청와대 심야회동에서 무슨 얘기를 나눴을까. 이날 회동의 성격상 우선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두 전직대통령사면건의문제에 대한 두사람의 입장설명이 주로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이대표는 국민통합차원에서 사면건의문제를 꺼냈으며 이의 수용여부는 대통령의 결정사항이라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 이대표측근의 설명. 이대표는 이어 이같은 건의내용이 언론에 발표되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하다는 점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는 것. 이에 대해 김대통령은 「추석전 사면불가」 방침을 재확인하면서도 이대표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한 고위관계자도 『사면문제는 사전의견조율이 안된 점이 있었지만 2일 회동으로 잘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50여분간 이뤄진 이날 회동에서 사면문제 이외에 광범위한 당내 현안도 언급됐을 것이라는 게 당주변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대표는 3일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당내에서 후보교체론 등으로 마치 큰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데 김대통령과 생각을 같이했다』며 후보교체론에 대한 논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하순봉(河舜鳳)전실장도 『2일 회동에서 김대통령이 후보교체론에 강한 불쾌감을 보였다』고 부연했다. 또한 3일 단행된 대표실인사는 2일밤 회동에서 김대통령이 이대표측근들의 「미숙한」 정치행태를 지적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두 사람은 이날 야간회동에서 후보교체론 등 당내 현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그 결과가 별로 이대표에게 만족할만한 수준이 못됐다는 것으로 미루어 요약할 수 있다. 〈정연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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