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예방주사론]『「색깔」 면역 생겼다』

  • 입력 1997년 8월 22일 20시 08분


吳益濟(오익제)씨의 월북사건으로 불거진 정치권의 색깔공방을 국민회의가 「예방주사론」으로 해석하고 있어 흥미롭다. 국민회의는 『오씨의 월북사건으로 재연된 여권의 색깔시비가 「면역」의 효과를 가져왔으며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사용되던 색깔론이 예전의 선거에서처럼 위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회의가 이같은 분석을 하고 있는 것은 크게 세가지 이유에서다. 먼저 시기상의 문제. 국민회의는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며 색깔공방이 대선을 4개월 앞두고 벌어진 데 「안도」하고 있다. 이종찬 부총재는 『지난 92년 대선 때의 李善實(이선실)사건처럼 선거 직전 용공시비가 터져 나왔으면 만회할 시간이 없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을 것』이라며 『차라리 일찍 터진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두번째 이유는 오씨 사건의 성격 자체가 국민회의 입장에서도 나름대로 할 말이 많았다는 것이다. 오씨가 국민회의 고문을 지냈지만 대통령 직속의 헌법기관인 평화통일정책자문회의 상임위원으로도 오랫동안 있었기 때문에 사상검증의 책임은 오히려 정부 여당에 있다는 반격이 가능했다는 것. 마지막으로 이번 색깔공방에서 신한국당의 숨겨놓은 카드가 모두 드러났기 때문에 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색깔시비를 벌여봤자 국민이 식상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색깔시비가 오히려 걸러졌다고 보는 것이다. 한 당직자는 『홍역을 치렀다고 본다. 예방주사를 맞은 것처럼 면역이 생겨 신한국당이 색깔론을 써 먹더라도 효과는 반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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