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趙시장 입당]민주당 『「淳풍」에 돛 달고…』

  • 입력 1997년 8월 20일 19시 47분


趙淳(조순)서울시장이 입당한 20일 민주당은 활기에 찼다. 민주당은 그동안 원내 교섭단체도 구성하지 못해 여야 3당으로부터 철저히 외면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여기에 李基澤(이기택)전총재가 건곤일척(乾坤一擲)의 태세로 포항북구 보궐선거에 나섰으나 실패한 뒤로는 당의 존립마저 위태로웠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전총재가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조시장을 영입하는데 성공, 연말 대선에서 「거물급」 대통령후보를 내고 정치적 활로를 모색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조시장의 입당으로 민주당은 그동안의 「설움」을 말끔하게 씻어내고 재기할 수 있을까. 민주당은 조시장의 대선출마에 사활을 걸고 있는 분위기다. 외유중인 이전총재는 출국하면서 『모든 것을 조시장에게 맡겨라. 절대 당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측근들에게 단호하게 전달했다. 또 姜昌成(강창성)총재권한대행, 趙重衍(조중연)사무총장 등 핵심당직자들의 마음가짐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우선 조시장의 대선출마에 맞춰 지역구 등 조직을 완전 재정비하겠다는 원대한 구상에 들어갔다. 다음달 말까지 부실지구당을 정리하고 조직책 인선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조총장은 『조직 재정비도 조시장의 뜻에 철저히 따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주류는 이와 함께 이전총재에게 「선대본부장」을 맡기는 방안을 조시장에게 건의할 생각이다. 이전총재가 절대로 당직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이전총재만큼 당을 일사불란하게 지휘할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 등 외부세력의 영입문제가 맞물려 있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의 최대과제는 자금동원이다. 현재는 선관위에서 지급하는 국고보조금 만으로 당을 꾸려가고 있다. 물론 조시장은 돈을 쓰는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선거는 조직이고 조직은 돈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민주당 관계자들의 고민은 크다. 민주당은 당명변경 문제까지 조시장에게 맡기는 등 「환골탈태」를 모색중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자진 입당자가 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조시장을 영입한 민주당이 연말 대선에서 어느정도 국민의 지지를 얻을지 주목된다. 〈정용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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