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후보 선출]1차투표뒤 「4인연대」 숨가쁜 접촉

  • 입력 1997년 7월 22일 08시 09분


21일 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1차투표가 끝난 뒤 결선투표를 앞두고 각 후보 진영간에 숨가쁜 막후접촉이 벌어졌다. ○…「반(反) 李會昌(이회창)」 연합전선을 구축한 李漢東(이한동) 李壽成(이수성) 金德龍(김덕룡) 李仁濟(이인제)후보는 이날 오후 3시경 1차 투표결과가 발표되자 잠시 「감정정리」시간을 가진 뒤 곧바로 연대접촉을 시작했다. 당초 이인제후보가 불과 5표 차로 2위를 차지하자 나머지 세 후보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더구나 선관위에서 2,3위인 이인제 이한동후보의 득표를 재검표한다고 발표하자 전날 합의한대로 「2위 밀어주기」가 제대로 성사되겠느냐는 회의론이 일순 팽배해졌다. 하지만 이수성 김덕룡후보가 다시 흐트러진 연대의 나사를 조였다. 1차 발표후 20분 가량 지난 뒤 네 후보들은 귀빈실에 모여 다시 「4인 연대」의 약속을 재확인했다. 이수성후보와 徐淸源(서청원)의원은 『후회없다. 약속은 약속』이라며 金東旭(김동욱) 劉容泰(유용태)의원 등 자파 지지위원장들에게 「2위 밀어주기」를 거듭 다짐했다. 김덕룡의원은 「이인제 2위」에 경악한 위원장들이 『「이회창 대세」를 쫓자』 『「4인 연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갑론을박을 벌이자 『정치적 약속은 지켜야 한다』며 설득에 나서기도 했다. ○…4인은 이날 전당대회가 시작되자마자 대회장을 돌며 연대를 과시했다. 1차투표 개표결과 이인제후보가 2위를 차지하자 장내엔 『이인제』를 외치는 연호가 터져나왔고, 순간 역전드라마의 분위기가 이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불과 5표차로 2,3위가 결정되는 바람에 이인제 이한동후보의 득표를 재검표하느라 시간이 지체되자 4인 연대의 막후접촉은 주춤했다. 과연 일사불란한 「2위 밀어주기」가 제대로 되겠느냐는 술렁거림이 일기 시작했다. 특히 이회창후보가 1차 투표에서 역전승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40%를 넘고, 재검표 사태까지 발생하자 「4인 연대」의 연합전선엔 균열이 가기 시작했고 긴밀하게 움직이던 막후 연락망도 흔들렸다. 「4인 연대」 실무자들은 당초 결선투표가 실시될 경우 각 후보 진영별로 지구당위원장 3명씩 조를 편성, 대의원들에게 「4인 연대」 합의에 따라 결선투표에 임하도록 연락한다는 내부전략까지 짰었다. 그러나 「4인 연대」는 조직적으로 움직이지 못했다. 다만 결선투표에 앞서 4명의 후보가 단상에서 손을 맞잡고 연대를 과시한 뒤 4명이 함께 이인제후보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전당대회장을 한바퀴 돌았을 뿐이었다. ○…김덕룡후보가 측근들과 대책회의를 하는 동안 이회창후보측의 梁正圭(양정규)의원이 金文洙(김문수) 洪準杓(홍준표)의원과 함께 김후보를 만나자고 요청하는 등 2차투표에서 김후보와의 적극적인 연대를 추진했다. 양의원은 『김후보 말고 찾아갈 곳이 있느냐』며 막판 지원을 기대했다. 그러나 김후보의 한 측근은 『웃기는 소리』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김문수의원은 김후보측의 李源馥(이원복)의원과 따로 만나 뭔가 밀담을 나누기도 했다. 김후보가 대책회의를 마치고 나오자 양의원은 『이인제후보를 민다고 해서 대의원들이 다 따라가겠느냐』며 최소한 이인제후보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나타내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으나 김후보는 『이미 약속한 일』이라며 완곡하게 거절, 2차투표에서의 이회창후보와 김후보간의 연대는 무산됐다. 〈김창혁·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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