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대의원들 「전화짜증」…『지지후보는?』여론조사 시달려

  • 입력 1997년 7월 18일 20시 21분


신한국당 대의원들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론조사 전화」에 밤낮없이 시달리고 있다. 대의원들의 경선후보 지지성향을 파악하기 위한 언론사들의 여론조사는 물론 각 후보진영들도 지지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수시로 전화여론조사를 하고 있는 실정. 대의원들은 『웬 연구소가 그렇게 많으냐』고 하소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각 경선후보 진영이 여론조사기관에 의뢰, 대의원 여론조사를 하면서 「연구소」 등의 이름을 동원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청와대와 신한국당 등에서도 수시로 전화여론조사를 하기 때문에 대의원들은 지난 2일 대의원등록 마감이후 지금까지 계속 전화여론조사에 시달려왔다. 여론조사 전화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하루에도 몇 차례씩 집으로 걸려온다는 게 대의원들의 하소연이다. 지역별 전화책임자까지 두고 대의원 지지동향을 점검하고 있는 모 후보진영의 핵심인사는 『아내가 경기도의 한 대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꼭 1백번째 전화」라며 짜증을 내더라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전당대회일이 가까워 지면서 여론조사를 가장한 대의원 포섭전화도 극심한게 사실』이라고 혀를 찼다. 제주지역 대의원 K씨는 『하루에도 3,4차례 여론조사 기관으로부터 후보자 지지도를 묻는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면서 『문제는 이들 전화가 공신력있는 여론조사 기관의 전화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없다는데 있다』고 말했다. 모 후보 진영의 한 중진의원은 『아마 전수(全數)조사를 통해 대의원 1만2천4백30명의 개인별 지지성향을 모두 파악한 뒤 타후보지지대의원을 상대로 포섭전화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런 정도라면 대의원들의 전화노이로제를 짐작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상당수 후보 진영은 자동응답시스템(ARS)에 전체 대의원 전화번호를 입력시켜 수시로 여론조사를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경북지역의 한 대의원은 『대의원들 사이에서는 그런 전화들이 여론조사가 아닌 대의원들의 성향파악을 위한 것이라는 의심이 이미 확산돼 있다』며 『위원장의 뜻과 다른 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이 드러날 경우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답변을 거부하거나 전화를 피하는 대의원들도 많다』고 전했다. 〈김창혁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