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인 13일 모처럼 서울에 집결한 신한국당 경선후보들의 공통된 화두(話頭)는 후보간 연대였다. 李會昌(이회창) 李仁濟(이인제) 朴燦鍾(박찬종) 金德龍(김덕룡) 崔秉烈(최병렬)후보 등 5명은 기자회견을 통해 연대에 관한 입장을 표명했고 李漢東(이한동) 李壽成(이수성)후보는 연대를 위한 막후접촉을 계속했다.
경선후보들이 공식적으로 밝힌 연대기준과 방향은 각양각색이다.
이회창후보는 어느 누구와도 연대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따라서 이후보는 원칙론적인 접근보다는 총리의 실질적인 내각통할과 당에 부총재제를 도입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는 「역할분담」에 의한 현실적 접근을 시도하는 자세다.
이수성후보 진영은 공공연히 「반(反) 이회창」 단일후보를 목표로 내걸어 「정서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이후보 진영의 李在五(이재오)대변인은 이날 회견에서 『「반 이회창」 단일후보는 국민들과 당원들의 요구』라고 말했다.
이수성후보와 연대성사 가능성이 가장 큰 이한동후보 진영의 연대전략은 복합적이다. 이수성후보와는 정서적 접근을, 박찬종 김덕룡후보와는 현실적 접근을, 정치적 뿌리가 같은 최병렬후보와는 정책적 접근을 동시에 도모하는 모습이다.
이인제 김덕룡 최병렬후보는 정치이념이나 정책을 연대원칙으로 들었다. 그러나 세 후보의 연대기준을 한묶음으로 엮기는 어렵다.
우선 김후보는 1차적으로 이한동 박찬종후보와의 「3인 연대」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반면 이후보는 「완전한 동지」라는 표현까지 구사하며 김후보와의 연대의사를 밝혀 연대방향은 서로 엇갈렸다.
박찬종후보는 일부 후보 진영에서 흘리는 자신과의 연대설에 대해 과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후보는 『나를 회유하려는 움직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현재 박후보의 최대관심사는 연대가 아니라 금품살포 등 불법경선행위다.
갈수록 뚜렷해지는 열세에도 불구하고 박후보의 연대에 대한 무관심은 그에게 「다른 관심」이 있지 않느냐는 관측을 자아낸다.
〈임채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