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보선 합동연설회 현장]萬여명 몰려 휴일『열기』

  • 입력 1997년 7월 13일 20시 09분


민자당 최고위원을 지낸 朴泰俊(박태준)씨와 7선의 민주당 李基澤(이기택)총재가 「건곤일척(乾坤一擲)」의 각오로 맞붙어 관심인 포항북구 보궐선거의 합동연설회가 13일 포항 흥해초등학교에서 열렸다. 이날 연설회장에는 지역주민 1만여명이 운동장과 학교주변을 꽉 메워 이번 선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단체복을 입은 청년들이 특정후보를 집단 연호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는 등 불법선거 조짐도 엿보였다. 추첨에 따라 신한국당 李秉錫(이병석)후보가 먼저 연단에 올랐다. 이후보는 『특정후보 진영에서 돈봉투를 돌리는 등 타락양상을 보이고 있어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면서 박, 이후보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그는 『70대 중반의 원로경제인은 한때 정치에 입문했다가 실패하고 「정치에 환멸을 느낀다」며 정치판을 떠났고 60대 중반에 접어든 또다른 정치인도 지난 총선에서 낙선하면 영원히 은퇴하겠다고 해놓고 보궐선거에 나섰다』며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치인』이라고 몰아 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젊은 대들보」론을 역설했다. 이, 박후보는 중앙정치 무대에서 활약한 「거물」답게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을 직접 공격하며 울분을 토로했다. 이후보는 『지난번 총선에서 김영삼씨가 (나를 떨어뜨리기 위해) 지역감정을 이용하고 천문학적인 돈을 뿌려댔다』 『약속을 어기고 정계에 복귀한 金大中(김대중)씨는 포항까지 쫓아와 나를 떨어뜨리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단순한 국회의원이 아닌 새역사를 이끌어갈 국가 최고지도자가 되도록 온 힘을 쏟아붓겠다』며 「이기택 당선〓3김정치 종식」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른 박후보는 막대한 외채와 한보사건을 거론하며 『경제를 살리려면 경제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갱제」는 가라, 「경제」가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대선때 YS라는 사람이 저를 찾아와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달라고 했지만 경제가 엉망이 되고 나라가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생각해 외면했다. 그 뒤 집을 압류당하고 한국땅을 떠났다』며 김대통령에 대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그러나 『단순히 명예회복을 위해 나선 것은 아니다. 포항과 조국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박후보는 이날 연설회 도중 서로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은 삼갔지만 서로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현지에서는 이번 선거의 최대변수로 투표율과 유권자 2만5천명인 흥해읍의 표심향방 등을 꼽고 있다. 이중 가장 큰 변수는 역시 투표율로 각 후보측은 공통적으로 투표일인 7월24일이 여름휴가철이어서 투표율이 매우 낮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항〓정용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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