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신드롬 虛와 實]지지도 급상승…최근 1위차지

  • 입력 1997년 6월 27일 19시 41분


요즘 신한국당뿐 아니라 정치권 안팎의 핵심적 화제 중 하나는 李仁濟(이인제)경기도지사의 인기 급부상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신한국당내 대선예비주자 중 중하위권을 맴돌던 이지사가 갑자기 뜨는 이유에서부터 그 돌풍의 종착점이 과연 어디일까 등 화제는 그치지 않는다. 문자 그대로 「이인제 신드롬」이라 할만하다. 실제로 최근 실시되는 여론조사마다 「이인제 파워」는 자리를 굳혀가는 추세다. 지난해 3월 한국일보 여론조사에서 이지사에 대한 국민 인기도는 3.1%로 여야 주자 중 여섯번째였다. 여당내에서는 李會昌(이회창)대표나 朴燦鍾(박찬종)고문에 이어 3위였고 1,2위와의 격차는 4,5배나 됐다. 그러나 지난 26일 주간조선 조사에서 이지사는 11.8%의 지지도를 기록, 여당내에서 1위로 올라섰다. 대의원 지지도도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동아일보사가 발행하는 「NEWS+」의 여론조사에서 이지사는 지난달 18일 6.7%의 지지를 얻어 4위에 머물렀으나 지난 22일 조사에는 14.3%의 지지도로 2위로 부상, 이대표를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이같은 이인제 돌풍의 원인이 이달초 개최된 방송사의 경선주자 TV토론 때문이라고 보는데는 각 여론조사기관이나 대선주자진영 등에서 이견이 없다. 이지사가 「49세」라는 「젊음」을 과시하며 TV토론에서 당돌하고 막힘없는 태도를 보인 것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는 분석이다. 한보사태 등을 계기로 낡은 정치에 식상할대로 식상한 유권자들의 높은 세대교체 열망도 「이인제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요인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유권자나 대의원들 중 50대뿐 아니라 60대에서도 이지사 지지도는 높게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들은 또 朴正熙(박정희)전대통령을 닮은 듯한 이지사의 외모도 심리적 유인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한다. 이지사 캠프의 자체분석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당내 경선을 둘러싼 이대표와 반대파의 이전투구, 그리고 「반(反) 이대표」 진영 주자의 합종연횡 전략논의구도에서 이지사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것도 요 며칠사이 이지사의 지지도 상승을 가속시켰다는 게 이지사 진영의 판단이다. 이지사는 그동안 대표사퇴요구 공동전선에 참가, 명분을 축적하면서도 얼굴을 직접 내밀지 않고 지구당 현장 방문에 주력하는 등 실리(實利)를 챙겨왔다. 이지사가 부상하면서 가장 「피해」를 본 쪽이 박찬종고문이라는 데 분석가들의 견해가 거의 일치한다. 박고문측도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이대표측도 문제의 심각성을 감지하는 분위기이며 다른 주자들도 내심 신경을 곤두세우는 등 이인제 돌풍은 신한국당 경선판도에 단연 주요 변수로 대두됐다. 그러나 이지사가 극복해야 할 난관은 여전히 많다. 「고려장 콤플렉스」라는 말대로 당내, 특히 중진들의 거부감은 생각을 넘는 강도다. 또 노동부장관 재임시절 무노동 부분임금론을 개진하는 등 이지사의 진보적 성향도 보수진영과 경제인 등으로부터 상당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원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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