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6.24」 전당대회에서 金鍾泌(김종필)총재가 예상대로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낙승, 「대통령후보 김종필」로 정식등록함으로써 대선 레이스의 첫발을 내디뎠다.
김총재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그동안 자신의 대선출마의지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당 안팎의 시각을 불식시키는 데 주력했다.
그때문인지 김총재는 이날 후보수락연설에서 단독집권 의지를 밝히고 정책비전을 제시하는 데 무게를 뒀다. 김총재는 『제가 대통령이 돼야 합니다』 『내각제는 저 아니면 아무도 해낼 사람이 없습니다』고 강조했고 『제가 대통령이 되면…』을 여러차례 되풀이했다.
연설문에서 야권후보 단일화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이 특히 관심을 끌었다. 대신 김총재는 『내각제선호세력 안정희구세력 등을 결집하는 중심에 서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와의 「DJP단일화」협상에만 매달리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김총재는 앞으로 대선때까지 내각제를 고리로 한 「보수대연합」이나 단독출마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음으로써 세확장을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김총재가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비록 후보경선에서 패배했지만 韓英洙(한영수)부총재로 대표되는 당내 구신민계세력과 당 지지기반의 주요축을 이루고 있는 TK(대구경북)세력을 끌어안아야 한다.
객관적으로 원내 제3당이라는 약세와 김총재에 대한 여론조사 지지율이 10%를 밑돌고 있는 것도 극복해야 할 과제. 김총재의 풍부한 경륜과 국정경험이 오히려 「보수이미지」를 고착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자민련의 딜레마다.
김총재가 현재 처하고 있는 어려움은 역설적으로 후보경선과정에서 한부총재가 주장한 소위 「JP후보불가론」에 잘 집약돼 있다. 즉 김총재는 이제 △내각제 연내개헌은 물건너갔고 △DJ가 후보를 양보할리 없으며 △그렇다고 DJ로의 단일화는 용납할 수 없고 △JP단독승리는 어렵다는 「비관적인 현실」에 대한 명쾌한 해법을 제시해야 할 입장이다.
김총재는 평소 「잠들기 전에 가야할 몇마일이 남아 있다」는 프로스트의 시구를 즐겨 인용했다.앞으로 순탄치 않은 「몇마일」을 가야 할 김총재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이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