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金賢哲(김현철)씨와 한보관련 정치인들 중 상당수가 지병에 시달리는 등 실형선고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밀폐된 교도소 독방 안은 낮에는 바깥보다 수은주가 4∼5도 더 올라 찜통이 된다. 그러나 수감자들을 괴롭히는 것은 폭염보다 뜨거운 「울화(鬱火))」라는 것이 최근 이들을 면회한 정치권 인사들의 설명이다.
다른 재소자들과 똑같이 1.1평의 독방에 수용된 현철씨는 안압(眼壓)상승 증세가 나타나 진찰을 받고 있다. 외부의 면회객도 거의 없고 부인과 余尙奎(여상규)변호사만 매일 아침 일찍 현철씨를 면회하고 있으나 다혈질인 현철씨는 아직도 마음의 평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 현철씨는 1차공판일자가 7월7일로 잡혀 재판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건강이 가장 악화된 인사는 1심선고공판에서 징역4년을 선고받은 金佑錫(김우석)전내무장관. 수감 직후부터 심한 우울증세를 보이고 있는 김전장관은 면회객들의 손을 붙잡고 눈물만 흘리고 있어 가족들이 외부인사의 면회를 자제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김전장관을 면회한 정치권의 한 인사는 『김전장관이 눈물을 펑펑 흘리며 「면목없다」 「미안하다」 「내 마음 잘 알 것이다」는 말을 반복했다』며 『상태가 심각해 보였다』고 말했다.
신한국당 鄭在哲(정재철) 黃秉泰(황병태)의원의 컨디션도 정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의원은 저혈당 증세가 두차례 나타나는 등 당뇨병으로, 황의원은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지는 부정맥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 측근들의 이야기다. 황의원은 최근 안양병원에서 3일간 정밀진단을 받았다.
비교적 적응을 잘 하고 있는 인사는 신한국당 洪仁吉(홍인길)의원과 국민회의 權魯甲(권노갑)의원. 홍의원은 모든 것을 체념한 듯 동요의 빛을 보이지 않고 있다.
권의원은 1심선고 뒤 1주일간 불면증에 시달렸으나 최근 정상으로 돌아왔다.
〈윤영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