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3당 23일 임시국회 「마지막 협상」…파행 예고

  • 입력 1997년 6월 22일 20시 18분


여야는 23일 3당 총무회담을 열어 사실상 마지막 임시국회 소집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그러나 정치개혁특위의 여야동수 구성문제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 타결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총무회담이 결렬될 경우 야측은 단독 국회소집 요구서를 제출, 대선자금문제 국정조사를 요구할 계획으로 있어 6월 임시국회가 파행적으로나마 열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신한국당은 당일각에서 야당주장에 동조하는 듯한 의견이 대두되자 이를 일축, 『임시국회 개회에 조건을 붙이는 것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할 방침이다. 그러나 야당이 단독으로 국회를 소집,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하면 어차피 본회의가 열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다각적인 대비책은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李漢東(이한동) 朴燦鍾(박찬종)고문 金德龍(김덕룡)의원 등 「3인 연합」이 「임시국회 즉각 소집」을 요구하며 야당측을 거들고 나서자 이를 일축하면서도 주요당직자들은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왜냐하면 그동안 정치개혁 입법과 민생법안을 분리, 민생국회라도 먼저 열자면서 무조건 국회를 열자고 촉구해온 마당에 야당의 단독국회 소집을 마냥 방치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한 고위당직자는 『우리당의 입장도 산적한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무조건 임시국회를 열자는 입장에 변함이 없기 때문에 야당이 국회를 열어놓으면 이를 굳이 거부할 이유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권은 지난 21일 단독 임시국회 소집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치는 등 이번 총무협상을 마지막 수순으로 여기고 있다. 만일 총무회담에서 신한국당측이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바로 단독 임시국회를 소집할 태세다. 야권이 단독 임시국회를 밀어붙이고 있는 것은 신한국당에 대한 「압박용」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생현안 처리를 위해서라도 무조건 국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해온 신한국당측에 역습을 가해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라는 풀이다. 야권은 신한국당의 국회 참여여부에 따라 각기 다른 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다. 신한국당이 마지못해 국회에 참여한다면 대정부질문 등을 통해 李會昌(이회창)대표에 대한 집중포격에 나서는 한편 정치개혁특위의 여야동수문제를 관철시킬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야권은 신한국당측이 여야동수 특위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특위의 권한을 약화시키는 탄력적인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은 그러나 신한국당이 국회소집 자체에 불응할 경우 『「민생현안」운운하며 국회소집을 주장할 때는 언제고 왜 국회에 들어오지 않느냐』며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방침이다. 또 당내 경선 등 여권의 내부사정때문에 국회가 열리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 야권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 정치특위 여야 동수구성이라는 본래의 목표를 관철시킨다는 복안도 지니고 있다. 〈최영훈·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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