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와 신한국당 朴燦鍾(박찬종)고문 사이에 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그 발단은 지난 10일 국민회의 기획조정실이 내놓은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구도 전망」이라는 분석자료 내용.
이 보고서의 주요 골자는 「신한국당의 경선은 李會昌(이회창)대표와 李壽成(이수성)고문간의 대결구도가 되고 박찬종고문이 캐스팅 보트를 쥘 것」이라는 것.
국민회의로부터 신한국당 경선의 「주인공」이 아닌 「조연」취급을 받은 박고문으로서는 심기가 편할 리 없다.
박고문은 12일 5쪽짜리 개인성명을 통해 『국민회의의 분석자료는 신한국당 내부교란을 위한 고도의 심리전』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이어 『여론조사나 여야후보간의 가상대결조사는 한결같이 박찬종이 여권후보가 될 경우 야권에 대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회의가 최강의 「가상 적」인 자신과의 본선 대결을 피하기 위해 심리전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자 13일 국민회의 鄭東泳(정동영)대변인은 간부회의 결과를 소개하면서 『간부회의에서 「박고문이 뭔가 오해하는 것 같다. 우리당 입장에서는 진심으로 박고문이 잘 되길 바란다」는 발언들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신한국당 후보들이 「하향 평준화」되기를 바라고 있는 국민회의가 박고문의 「분발」을 촉구하는 희극적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윤영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