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경선구도/청와대 대화록]金대통령『경선결과 승복해야』

  • 입력 1997년 5월 29일 19시 56분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 신한국당 경선주자들간의 29일 오찬회동 대화는 「당의 단합」을 당부하는 김대통령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이어 朴燦鍾(박찬종) 李漢東(이한동)고문 崔秉烈(최병렬)의원 등이 李會昌(이회창)대표의 「자진사퇴」를 요구했고 여기에 이대표가 대응하는 양상으로 진행됐다. 李壽成(이수성) 李洪九(이홍구)고문 李仁濟(이인제)경기도지사는 거의 입을 떼지 않았다. 다음은 대화록 요지. ▼김대통령〓최근 경선주자들이 무차별적으로 얘기를 하는 듯한 양상이어서 걱정하는 국민이 많다. 항상 개인보다 당을, 당보다는 국가를 중시해야 한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여러분들이 페어 플레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도 미국의 경선을 본받아야 한다. 결과에 전부 승복하고 경선이 끝나면 당의 단합과 결속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박고문〓이번은 물론 다음번 경선도 공정하게 되도록 제도적 틀을 만들어야 한다. 경선에 영향을 미칠 당직을 정하고 경선전 일정시기에 당직을 그만두는 것을 규범화하자고 내가 주장했다. 그러나 규범화되지 못했다. 대표는 공정 경선에 영향을 미치는 자리다. 경선관리위원회가 발족되면 지구당개편대회가 연달아 열리게 된다. 대표는 심판이다. 과열을 막는 입장에 서야 하는데 그런 사람이 경선에 참여해서야 되겠는가. 이대표께서 스스로 결단을 내리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이한동고문〓마치 내가 대선자금과 관련해서 야당 주장처럼 국정조사를 하자고 했다는 데 그건 내 참뜻이 아니다.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 나도 박고문과 같은 생각이다. 이대표 양식의 문제다. 밖에서는 국가적 난국이라며 걱정이 크다. 각하가 국정의 중심에 서서 당과 정부를 함께 챙겨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아들까지 사법처리하면서 각하가 주저할 일이 무엇이겠는가. ▼최의원〓당과 정부가 흔들리고 우리끼리 대치하는 모양을 보여 국민의 불안과 실망이 크다. 이대표가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빨리 해소하는 것이 좋겠다. ▼이대표〓대선자금 문제는 정당활동비 법정비용 사조직비용 등 여러갈래여서 문제가 복잡하다. 朴寬用(박관용)사무총장이 알아봤으나 아무런 자료가 없었다. 사실을 확정할 자료가 없으니 어떻게 국민을 설득할 수 있겠는가. 이것이 당의 일관된 입장이다. 당 대표 문제는 정치적으로 밀고 당길 문제가 아니다. 대표는 경선의 심판이 아니다. 당에는 경선관리위원회가 있다. 경선규정 준비과정에서도 의도적으로 빠졌다. 이 문제는 내게 맡겨 달라. ▼이수성고문〓각하가 말씀해달라. ▼김대통령〓대표 문제에 대해선 이 자리에서 언급하지 말라. 내가 그 얘기하려고 여러분들 만난 것이 아니다. ▼김윤환고문〓대선자금의 실체를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제도 개혁에 힘써야 한다. 대표 사퇴 문제는 후보등록 때 대표에게 맡기면 된다. 여기 있는 분들은 등록 때까지 모두 예비후보다. ▼이수성고문〓그 문제는 우리끼리 모여서 얘기하자. ▼김덕룡의원〓지난번에 모이자고 했으나 일부만 모였다. 그래서 이 문제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대표〓대표 문제는 나의 양식을 믿고 맡겨 달라. 나는 지금까지 공정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홍구고문〓대표가 적절한 시기에 경선주자 모임을 소집해달라. ▼이대표〓그렇게 하겠다. 〈이동관·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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