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이 드디어 「비장의 무기」를 꺼낼 기세다. 그동안 당이 수집해 놓은 92년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대선자금 관련자료를 공개하는 문제를 검토중인 것이다.
그동안 金鍾泌(김종필)총재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돈을 모으고 사용한 당사자가 밝혀야지 우리가 나설 필요가 있느냐』며 자료공개를 꺼려왔다.
그러나 여권이 대선자금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나서자 당내 기류도 서서히 바뀌고 있다. 특히 『자료가 없어 밝힐 수 없다』는 데 대해 당직자들은 『그렇다면 우리가 먼저 자료를 공개할 수도 있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자민련이 검토하고 있는 유력한 공개방안 중 하나는 6월초에 발행하는 당보 제28호부터 관련자료를 하나씩 시리즈 형식으로 게재하는 것이다.
자민련이 확보하고 있는 자료는 우선 각 지구당을 4등급으로 나눠 2억∼10억원씩 내려보낸 조직가동비. 당시 민자당 지구당위원장 중 상당수가 현재 자민련에 몸담고 있어 이들이 보관해온 통장 입출금내용만으로도 전체 지구당 지원액수를 추산할 수 있다.
이밖에 당시 민자당 하위당직자들이 보관해온 각종 선거비용 사용내용서를 집계해 볼 수도 있다. 자민련이 공개를 검토중인 대선자금 시리즈의 제1탄도 바로 민자당 홍보파트에서 일했던 하위당직자가 갖고 있던 자료다.
따라서 이같은 자료들을 조금씩 공개할 경우 그 파괴력은 매우 클 것이며 여권도 『자료가 없어서…』라는 군색한 변명은 더이상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자민련의 계산이다. 당 관계자들은 『한꺼풀 한꺼풀씩 벗겨가다 보면 대선자금의 전모가 드러날 것이며 정국전환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당지도부는 자료공개 여부에 대해 아직까지 명백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확보한 자료가 대선자금의 전모라고 주장하기에는 다소 미흡한데다 예기치 못한 여권의 반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료공개여부는 27일의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와 김종필총재회담, 두 당의 합동의총 이후 여권의 대응자세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