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 경선구도 중간점검]『李대표냐 아니냐』 압축

  • 입력 1997년 5월 12일 20시 17분


신한국당의 李會昌(이회창)대표는 12일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전례없이 상기된 표정으로 『당의 일체감을 저해하는 행위는 일절 용납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이대표는 또 이날 다른 대선주자 진영의 반발을 의식, 꽤 오랫동안 망설였던 특보단을 발족시켰다. 「대세몰이」를 위한 본격 시동을 건 셈이다. 이대표 진영은 신한국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대표는 「상수(常數)」라고 생각한다. 경선구도는 「이회창이냐 아니냐」로 좁아졌다는 뜻이다. 이날 발족된 대표특보단의 면면에서도 이대표의 경선구상이 드러난다. 새 특보 10명은 거의 모두 전국구나 수도권 초선의원 또는 호남지역 원외위원장들로 채워졌다. 핵심측근이나 충청권 인사, 민주계의 본거지인 부산 경남지역(PK)인사들은 배제했다. 당안팎에서는 이같은 이대표의 대선행보를 「이회창식」 자신감의 표출이라고 해석한다. 이대표 진영의 경선전략은 두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대표에게 허용된 행동반경 내에서 최대한 보폭을 넓히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분명하게 「선을 긋는」 선택방식이다. 이는 경선구도가 점차 「지역할거주의」 양상을 띠는 점을 의식한 결과다. 이대표의 이같은 움직임에 따라 다른 대선주자들도 본격적인 경선행보에 나설 태세다. 이들은 저마다 자신이 이대표의 최종상대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이들은 1차투표에서는 아무도 과반수를 얻지 못할 것이라며 1차투표에서 차점자가 되기만 하면 결선투표에서 역전극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민주계의 결속여부 및 향배가 관건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으나 모두가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한다. 현재 이들의 경선전략은 두 부류로 대별된다. 당내파인 李漢東(이한동)고문과 金德龍(김덕룡)의원은 「바닥표훑기」, 영입파인 李洪九(이홍구) 李壽成(이수성)고문은 합종연횡을 염두에 둔 「고공(高空)플레이」에 주력한다. 朴燦鍾(박찬종)고문은 두가지를 병행하는 전략이다. 이한동고문은 4월말부터 지금까지 30여개 지구당을 돌면서 「맨투맨식 접촉」을 벌여왔다. 이고문은 오는 15일부터 「2차 지방순방」을 계획중인데 「말없는 다수」인 구여권인사들이 주 공략대상이다. 김덕룡의원도 오는 20일부터 「김덕룡 비전투어」라는 이름의 지방순방을 시작한다. 김의원은 원내외위원장 80여명으로 구성된 「국가경영연구회」의 지지세력화에 진력중이다. 이홍구고문과 이수성고문은 당내 최대계파인 범민주계를 겨냥하면서 「반(反)이회창」 대선주자들과의 연대강화를 모색중이다. 이수성고문은 오는 20일경 경선출마를 공식선언한 후 세확산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이홍구고문은 「권력분산론」으로 정치적 미래에 불안을 느끼는 세력의 규합을 도모하고 있다. 박찬종고문은 범민주계의 지원을 기대하면서 특유의 돌파력으로 저변을 파고든다. 그는 이미 1백여차례 지방을 돌며 「저자와의 대화」나 특강을 하며 여론의 지지도를 경선승리의 지렛대로 전환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임채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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