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대표 「취임기념 서한」문안조정 고심…발송 지연

  • 입력 1997년 3월 30일 20시 03분


[정연욱기자]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가 전국 당원들에게 보낼 「취임기념 서한」의 발송일자가 차일피일 늦어져 그 배경을 놓고 당안팎에서 해석이 구구하다. 일반 당원들을 상대로 한 당대표 취임서한은 대표취임 후 보통 열흘이내에 발송을 마치는 것이 관례. 이대표의 취임서한이 지난 13일 대표취임이후 보름이 넘도록 발송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이대표가 서한에 대해 아직 「OK」사인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高興吉(고흥길)대표특보는 『최종적으로 실무진의 검토를 거쳐 지난 29일 이대표에게 서한초안이 전달됐다』며 『조만간 이대표가 직접 문안을 검토한뒤 서한을 발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한의 요지는 가급적 정치적 의미를 배제한 채 『연말 대선에서 신한국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당의 단합과 결속이 급선무』라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고특보가 전했다. 그러나 당일각에서는 대표 취임서한의 발송이 무작정 늦춰지는 배경에 대해 『당안팎으로 어수선한 상황 때문에 이대표측이 문안작성에 고심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국 지구당의 관리장급이상 핵심당원 20만명에게 발송되는 대표 취임서한은 당내 유력한 대선후보인 이대표로서는 사실상 전국 당원을 상대로 한 첫 「신고」에 해당되는 것이어서 그 서한에 이대표의 「색깔」이 반영될 것이라는게 당관계자들의 전망. 따라서 당 일각에서는 서한내용이 자칫 정치적 오해의 소지를 제공할 경우 취임초반부터 이대표의 세(勢)확산을 우려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비주류 대선후보진영에 「이대표 흔들기」의 명분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탈고를 앞둔 이대표측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이대표의 한 측근은 『서한발송은 정치적 의미가 없는 의례적인 행사』라며 『다른 의미로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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