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기자]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취임 후 단행해온 당정개편은 몇가지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내각 및 청와대비서실과 여당(민자당 신한국당)지도부를 한꺼번에 교체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는 것이다.
내각과 청와대비서진 개편은 정치 사회적 위기상황을 수습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진 반면 신한국당 개편은 그때그때 정치적 상황과 필요에 의해 단행됐기 때문이다.
1기 黃寅性(황인성)내각은 쌀시장개방에 따른 사회적 혼란으로, 2기 李會昌(이회창)내각은 통일안보정책조정회의를 둘러싼 청와대와 이총리간의 갈등 때문에, 3기 李榮德(이영덕)내각은 성수대교 붕괴에 따른 사회적 불안이 그 이유였다. 또 4기 李洪九(이홍구)내각은 盧泰愚(노태우)씨 비자금사건 이후 全斗煥(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이 구속되는 정치 사회적 혼란속에서 물러났다.
이에 반해 여당은 金鍾泌(김종필)대표체제가 2년 가까이 계속되다 95년 6.27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세계화」를 내건 민주계가 「JP축출」을 시도, 내분끝에 JP가 탈당하자 민정계인 李春九(이춘구)대표체제로 바뀌었다. 이대표체제도 6.27지방선거 참패로 6개월만에 민정계인 金潤煥(김윤환)대표체제로 교체됐으나 김대표체제 역시 96년 4.11총선을 치른 뒤 영입파인 현 이홍구대표체제로 바뀌었다.
이같은 당정개편으로 미루어 볼때 김대통령이 이번에 내각과 청와대비서실 신한국당 지도부를 모두 교체키로 결심했다는 것은 조각(組閣)차원의 대폭개편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보사태가 김대통령에게 던진 충격파의 정도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김대통령이 당정개편 인사에서 보여준 또다른 특징은 내각과 청와대비서실 인사에서 교수 출신 인사의 발탁기용이 많았다는 점이다. 이른바 여권 「빅4」의 경우 총리에 이영덕 이홍구 李壽成(이수성)씨, 당대표에 이홍구씨, 청와대비서실장에 韓昇洙(한승수)씨, 안기부장에 金悳(김덕)씨 등 그동안 「빅4」를 거친 14명중 43%인 6명이 교수출신이다.
지난 25일 대국민담화에서 「깨끗하고 능력있는 인사」들을 기용하겠다고 밝힌 김대통령이 이번 개편에서 어떤 인선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김대통령이 이번 당정개편에서 큰 변화를 보여줄 것이라는 견해와 함께 「인물난」속에 옛 스타일을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