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망명］柳외무－아태국장 일문일답

柳宗夏(유종하)외무부장관은 13일오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외무장관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로 떠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노동당비서 黃長燁(황장엽)의 망명동기와 그의 한국망명 실현을 위한 정부대책 등을 밝혔다. 이날 오전에는 외무부 柳光錫(유광석)아태국장이 이에 관해 설명했다. 다음은 이들과의 일문일답. ―황이 망명동기를 밝혔는가. 『황이 북경 한국대사관 영사부에서 망명동기 등을 담은 3페이지 가량의 글을 썼다. 중국정부에 자신의 의사를 밝히기 위한 것이다. 그는 이 글에서 북한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느끼는 바가 있어 자의에 의해 망명했다고 밝혔다』(유장관) ―황의 글을 공개할 것인가. 『적절한 기회, 즉 황의 자유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공개될 것이다』(유장관) ―황은 왜 일본이 아니라 중국에서 망명을 요청했다고 보는가. 『일본에서는 조총련이 경호를 핑계삼아 감시했기 때문에 망명을 하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본다. 북한당국도 황이 북경에서 망명을 시도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북경에서 쉽게 기회를 잡았을 것이다』(유국장) ―황이 정부에 한국망명에 대한 조건을 제시하지는 않았는가. 이전에 정부에 망명의사를 밝힌 적이 있는가. 『전혀 없다』(유장관) ―황의 한국망명을 위한 중국과의 협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어제(12일)북경과 서울에서 외교채널을 통해 황의 의사를 존중, 한국에 올 수 있도록 중국측의 협조를 바란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그러나 아직 고위대표단을 파견하기로 결정하지는 않았다』(유장관·유국장) ―장관은 싱가포르에서 있게될 錢其琛(전기침)중국외교부장과 개별회담에서 어떤 입장을 밝힐 계획인가. 회담전망은 어떤가. 『이미 중국정부에 전달한 우리정부의 입장을 재강조하고 중국측의 협조를 요청할 생각이다. 전망에 대해서는 뭐라 말할 수 없다』(유장관) ―앞으로 중국이 어떻게 나오리라고 전망하는가. 『현재로서는 전망하기 어렵다. 그러나 황을 북한으로 송환, 처형당하게 하지는 않으리라고 본다. 국제사회의 비난을 감당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 단독으로 망명을 허용하거나 유엔고등판무관실(UNHCR)을 개입시키는 방법, 홍콩 등 제삼국으로 넘기는 방법 등을 생각할 수 있으나 모두 중국의 결심에 달려있다』(유국장) 〈방형남·문철 기자〉